[초점] 4대 금융지주 1분기 '깜짝 실적'…순위 경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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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 '리딩뱅크' 싸움…좁혀진 1·2위 差
3·4위 '순위 바뀜'…우리, 지주사 전환 '탄력'

▲ 자료=각사 취합, 표=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이은선 기자] 은행권 금융지주사들이 올 1분기 활짝 웃었다. 은행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일제히 회복하고 일회성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호실적을 올렸다.

특히 국내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1·2위를 다투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나란히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그 격차가 좁혀져 리딩뱅크 경쟁의 흥미를 더하게 됐다. 지난해 3위 자리를 지켰던 하나금융지주는 올 1분기엔 우리은행에 추월당해 4위로 밀려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신한금융·하나금융·KB금융·우리은행 등 4대 금융사의 당기순이익(지배주주귀속 기준)은 2조9968억원으로 나타났다. 2016년 1분기에 1조9485억원의 순익을 올린 데 비하면 53.8% 상승한 수치다.

은행계 금융지주사가 전반적으로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낸 가운데, 1위 자리를 둘러싼 신한금융과 KB금융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일단 줄곧 1위 자리를 수성해 온 신한금융은 올 1분기에도 지주사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리딩뱅크 지위를 지켰다. 하지만 KB금융도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리며 추격전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두 그룹의 1분기 순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대비 9971억원, KB금융은 8701억원으로 약 1270억원까지 차이를 좁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두 그룹의 순익차가 226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크게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회성 수익을 제외한 순익을 비교해보면 신한금융이 7171억원, KB금융이 7121억원으로 50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또 주요 계열사인 은행만 비교하면 오히려 KB국민은행 쪽이 우위를 점했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익은 663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1.4% 급증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분기 수준에 미치지 못한 실적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신한은행의 1분기 순익은 534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0% 줄었다.

다만 두 금융지주 모두 NIM을 회복하고 호실적의 흐름을 탔다는 점에선 동일하다. 신한금융은 특히 카드와 은행의 리스크관리 노력이 눈에 띈다. 신한금융의 1분기 대손충당금은 1965억원 환입됐다. 지난해 1분기 적립했던 충당금 규모(3144억원)대비 5110억원이나 감축한 것이다. 신한카드의 충당금이 그룹 내부등급법 도입에 따른 충당금 적립 기준이 변경되면서 3600억원이나 환입됐다. 카드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그룹의 경상 대손비용도 40%나 줄였다.

공격적인 대출 확장은 어려웠지만, 이자이익도 견조하게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9.0% 증가한 1조8690억원이다. 은행이 1조1170억원을 시현했고, 비은행 부문에서도 6990억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2.01%로 올라서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회복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유동성 핵심예금을 늘린 영향이다.

KB금융도 2015년 1분기 2.0%를 찍은 이후 줄곧 1.8%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그룹 NIM이 2년만에 1.95%까지 올라섰다. 순이자이익은 1조726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6% 성장했으며, 비이자이익은 74.2% 늘어난 582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은행의 신탁수수료가 늘어나고 증권과의 연계영업이 확대되면서 수수료이익이 전년에 비해 41.4% 증가한 520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증권의 가세로 덩치가 커진 KB증권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일회성 요인도 있었다. KB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을 매각하면서 1580억원의 수익이 생겼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그룹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대비 114.2%나 높은 2549억원을 기록했다.

▲ 자료=각사 취합, 표=서울파이낸스

우리은행은 6년만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민영화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수사 전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연결기준 1분기 순익은 637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3.8%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비해서는 310% 급증한 수치다. 중국 화푸빌딩 매각익이 1706억원 반영됐고, 충당금 전입액(793억원)을 전년에 비해 839억원 축소한 점도 실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의 경우 비이자이익 증가가 두드러졌다. 신탁부문 수수료 수익이 3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0% 신장됐고, 신용카드와 수익증권 수수료 수익도 각각 35%, 25% 증가했다. 이에 1분기 비이자이익은 44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9.4%나 신장됐다. 비용 절감 효과로 판관비를 전년 동기보다 2.3% 감소한 7540억원 수준으로 낮췄고, NIM도 작년보다 0.08%p 오른 1.91%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끌어 올렸다.

하나금융은 올 1분기 492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444.5%,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2.4%(542억원) 증가한 실적이다. 이자이익은 1조191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했고, NIM은 지난해보다 0.06% 오른 1.86%를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7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했다.

다만 KEB하나은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 줄어든 478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은행 통합 이후 상승세를 보였던 실적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 KEB하나은행 측은 "1분기 순익은 일회성 대규모 충당금 영향을 제외할 경우 8200억원 수준으로, 2015년 9월 은행 통합 이후 최대 실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KEB하나은행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올 1분기 3660억원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440억원에 비하면 2.5배의 수치다. 반면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핵심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2%(774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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