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하는 가운데 마스크 착장 방법을 두고 소비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카페엔 종류 선택부터 일회용 마스크 재사용 여부에 대한 문의가 쇄도한다.
일각에선 코로나19는 기침할 때 나오는 비말(침방울)과 코나 눈의 점막, 입에서 나온 병원체가 묻어 감염되는 만큼 방한 마스크를 써 막기만 잘하면 된다고 주장하거나 알코올 소독제를 뿌리면 일회용 마스크도 다시 쓸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건용 마스크가 아니면 예방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리아 필터(Korea Filter·KF) 등급으로 인정받은 마스크가 아니면 바이러스 차단 확률이 낮아진다는 말이다. 숫자는 입자차단 성능을 뜻하는데 KF80의 경우 평균 0.6㎛(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한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바이러스 크기가 작아 100% 차단할 수 없지만, 방어력이 높은 등급의 마스크를 껴 차단 확률을 높이면 된다"며 "바이러스 총량 95%를 막는 KF80 마스크를 쓰면 고비를 넘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자 접촉이 잦은 의료진에는 KF94를 권했다.
박 대변인은 "KF80을 권하지만, 마스크가 없으면 5%라도 막는 게 좋으니 면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 것"이라며 "일회용 마스크의 경우 빨거나 다시 써 필터가 손상되면 기능을 못 해 감염을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마스크에 습기가 차면 즉시 새것으로 교체하고,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한 바 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본인이 쓴 마스크의 오염 정도를 판단해 일부 재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권고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재사용을 권장하지 않지만 새로 교체할 마스크가 없는 경우 오염 정도를 판단해서 본인이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일부 재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에 대해 "계속 바꾸면 부담이 되니, 손상 정도를 보고 판단하라는 것이다. 짧은 시간 착용한 마스크의 경우 겉면을 만지지 않고 벗어 조심스럽게 관리하면 다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방진 마스크나 방독면을 쓰는 것에 대해선 "두 제품은 KF80 기준에 부합하지만 방어력이 높을수록 숨을 쉬기 힘들다. 천식 환자의 경우 KF94나 KF99를 끼고 숨을 쉬기 어렵다. 많이 움직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KF80 써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는 침과 섞여서 비말로 전파되지만, 밀폐된 곳에선 건조돼 부유물로도 제법 오래 머문다는 연구가 있다. 이 때문에 단순 비말 전파로만 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며 밀폐된 공간이나 밀집도가 높은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쓸 것을 당부했다. 지역사회 감염이 심할 경우 모임이나 외출을 피하라고도 권유했다.
다만 건강한 사람이라면 혼잡하지 않은 개방된 곳이나 환기가 되는 곳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앞서 의협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사항을 참고해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개별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전문가마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견해의 차이가 있는 것을 두고는 "권고는 말 그대로 권하는 것이기 때문에 딱 정해진 게 아니다.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달라 그에 따른 세부사항은 바뀔 수 있지만 감염도에 따른 권고안은 일정한 기준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만큼 중요한 게 손씻기"라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올바른 마스크 사용에 대해 의사협회를 비롯한 국내 전문가들과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새로운 사용 지침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