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미이행 시 신사업 인·허가에 반영"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오는 2023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한다.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를 병행 추진해 도입 취지에 맞도록 포용금융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들의 계획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미흡한 은행의 경우 신사업 인·허가 심사 때 이를 반영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중금리대출 제도 개선방안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의 융합을 통해 금융소비자 편익을 증대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공급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과 협의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카카오·케이뱅크와 본인가 심사 중인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은행별로 카카오뱅크는 2020년 말 기준 10.2%인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23년 말까지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증자가 완료되고 CSS가 안정화되는 내년부터 중·저신용자 비중을 확대, 같은 기간 32%로 확대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영업 첫해부터 이 비중을 30% 이상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40%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중·저신용자 상환능력 평가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CSS 고도화도 추진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CSS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이들 은행은 실제고객 특성을 반영한 CSS를 신속하게 구축하는 한편, CSS에 활용되는 대안정보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나갈 방침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내달부터 실제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중신용자·금융이력부족자 특화 모형이 추가된 새 CSS를 개발·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통신정보와 결제정보, 공공정보 등 대안정보의 활용범위를 확대한다.
케이뱅크는 연내 CSS에 금융이력부족자 특화 모형을 추가하고, 금융정보와 대안정보를 가명결합한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한다. 토스뱅크의 경우 제2금융권의 고객정보, 햇살론 등 중·저신용자 특화 금융상품 고객정보를 반영해 CSS를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계획을 사전에 공개하고, 은행별 이행현황을 분기별로 비교 공시하겠다는 얘기다. 첫 공시는 2분기 실적이 확정되고, 은행연합회 비교공시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8월경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행현황을 점검해 그 결과를 공개하는 한편, 미흡한 사항은 개선하도록 권고한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0%에 도달하기 전에는 자체계획 달성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만약 은행들이 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엔 신사업 인·허가 시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최대주주가 다른 금융업 진출을 위해 인·허가를 신청하는 경우, 계획 이행여부를 질적 판단요소로 감안한다.
이 밖에도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 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및 CSS 구축계획을 면밀하게 심사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상장 심사 때도 상장 관련 서류, 증권신고서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을 명확하게 기재·공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 관리 시 중‧저신용자 공급액은 일부 예외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계획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 2조원에서 내년 4조6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