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허은아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5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유포 범죄가 급증해 대책 마련이 시급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허은아 의원이 지난 9월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사이버성폭력 발생·검거 건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성영상물, 아동성착취물, 불법 촬영물 등을 유포하는 사이버성폭력 범죄는 5000건 가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성영상물 1366건, 아동성착취물 2623건, 불법 촬영물 842건 등 4831건이 발생했다.
특히 아동성착취물이 2017년 603건에서 지난해 2623건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검거율은 불법 성영상물 72%, 아동성착취물 91%, 불법 촬영물 81%, 전체 84%다. 사이버성폭력은 이런 영상과 사진 등을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포하는 범죄를 말한다.
불법 성영상물은 2018년 정점을 찍고 감소했으나 아동성착취물과 불법 촬영물 유포 범죄는 늘어나는 추세다.
불법 성영상물은 2017년 2043건, 2018년 2661건, 2019년 1769건, 2020년 1366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아동성착취물의 경우 603건, 1172건, 756건, 262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사이버성폭력 발생건수에서 아동성착취물이 불법 성영상물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도 알 수 있다.
올해 1~7월 통계를 보면 아동성착취물 690건, 불법 성영상물 462건으로 아동성착취물 유포 범죄 발생건수가 더 많았다. 불법 촬영물의 경우 2019년부터 통계에 포함됐다. 2019년 165건에서 지난해 842건으로 급증했다. 1~7월에는 311건 발생했다.
특히 아동에 대한 성적대상화는 방송에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널A 육아예능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부모의 잦은 다툼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가슴을 긁는 아동의 사연을 방영하였는데, 당일 해당 영상은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다음의 메인 썸네일에 성적 묘사를 한 제목으로 아동의 얼굴과 함께 노출됐다.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포털 사이트 화면에 콘텐츠가 게시되고 수 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으며,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5기 방심위가 구성되기 전이었고, 통신심의의 최대 권한은 '삭제권고'이다 보니 이미 삭제 또는 변경된 콘텐츠에 대해서는 민원을 기각했다.
지난해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사이버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은 대폭 강화됐다. 아동성착취물을 제작·수입·수출할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최저 형량이 징역 5년 이상이다. 아동성착취물을 구입·소지·시청하기만 해도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 불법 촬영물을 제작, 유포하는 행위는 7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시청하거나 소지할 경우 최저 형량은 징역 3년 이상이다.
허은아 의원은 "n번방 방지법이 지난해 통과됐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하는 영상물의 불법 소지, 유통에 대해서는 불관용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어린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