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한미 정부가 반도체 관련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 정보 요구에 대한 국내 반도체 업계 우려를 미국 정부에 재차 전달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미 상무부와 국장급 화상회의를 열어 반도체 파트너십을 비롯한 양국의 산업 협력을 주제로 논의했다. 한국에서는 최우선 산업부 소재융합국장, 미국에서는 모니카 고만 상무부 제조 담당 부차관보가 참석했다.
양측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구축된 한미 협력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이행하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중요성을 고려해 정례적으로 양국 간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국장급 반도체 대화채널을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 협력을 논의하고자 기존의 국장급 '한미 산업협력대화'를 확대·격상하기로 했다. 한미 산업협력대화는 2017년 6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정례적으로 열기로 한 대화채널이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료 요구에 대해 국내 산업계 우려가 크다는 점을 설명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는 지난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의 회의에서 "반도체 부족을 부추기는 특정 기업의 사재기 문제를 파악하겠다"며 "45일 이내에 각 기업의 반도체 재고·판매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산업계에서는 영업비밀 등이 새어나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 등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자료를 미국 측에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 자료 요청에 대해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으며 앞으로도 긴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