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3000선 탈환이 요원해진 코스피가 이번주(11월8일~12일)에도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 변화 관련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가 지속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횡보장에서 업종별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11월1일~5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2970.68) 대비 1.41.p내린 2969.27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262억원, 1165억원어치 사들였고, 기관이 445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수는 미국 증시에서 3대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운 데 힘입어 1%대 급등, 3000선을 탈환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상승폭을 모조리 되돌렸다. 이후 다시 반등하는 듯 했지만 기관 뚜렷한 매도세에 2970선마저 내줬다.
미 FOMC는 이달부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개시하기로 했다. 우선 11~12월 매달 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씩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을 시작하기로 한 결정이 금리 정책에 직접적인 신호를 암시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이번주 증시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며 3000선 안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코스피 예상밴드는 △NH투자증권 2930~3060, 하나금융투자 2950~3050선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단기에 빠르게 확산됐던 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는 11월 FOMC 회의를 전후로 진정되고 있다"면서도 "신흥국 주식시장과 코스피를 압박했던 연준 정책 불확실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상대 수익률의 추세적인 회복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가 지속된 점은 증시 하락 요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가 상승의 '키'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 해소인데, 아직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당분간 코스피는 3000선 중심의 박스권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야 대선후보가 확정된 가운데, 후보의 공약집이 발표되면 정책 관련주들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현재 공약상으로는 민주당은 친환경분야에, 국민의힘은 디지털, 건설, 원전 분야에 관심이 높다"며 "향후 여론조사에 따라 관련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비철금속과 상사, 수소, 항공, 여행 등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 증시는 여전히 실적에 민감한 흐름을 보이며 상단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보면 운송, 화학, 철강, 조선 등 일부 중후장대 산업 군에서 반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반도체, 자동차 등 공급 병목현상을 대표하는 업종군의 이익 감익 조정이 지속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