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예방에 주안점···법과 원칙 따라 실시"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금융감독원 종합검사 본격 재개된다. 국내 최대 규모 금융회사 중 하나인 우리금융그룹이 다음달 중순부터 종합검사를 받는다.
종합검사의 전체적인 과정은 이전과 같지만 감독 기준은 법·원칙 준수로, 검사 방향은 리스크 예방 성격으로 옮겨 갔다. 통상 30명 이상 대규모로 진행되는 종합검사 규모도 축소된다.
이런 이유로 아직 금융사 검사·제재 TF(태스크포스)에서 검토 결과를 내놓지 않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번 종합검사가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의 감독 방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예고편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내달 중순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종합검사를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는 우리금융지주사 설립된 지난 2019년 이후 처음 이뤄지는 종합검사다.
종합검사는 말 그대로 금융사의 종합검진이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에게 예비자료를 받고 이후 검사팀이 현장에 나가 본검사를 실시한다. 이번 종합검사도 같은 과정으로 진행되며 이전과 같이 경영실태평가와 연계된 검사도 이뤄진다.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는 CAMEL-R 방식으로 실시된다. 이는 경영평가부문을 자본 적정성(C), 자산 건전성(A), 경영관리 적정성(M), 수익성(E), 유동성(L), 리스크 관리(R) 등 6개 부분으로 구분해 평가한다는 의미다.
당국이 감독 현장에서 금융사가 제대로 된 경영을 하고 있는지 실제 확인하는 절차라는 점은 이전과 비슷하다. 그러나 감독방향은 새롭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먼저 공식 입장문에 법·원칙 바탕 금융감독, 예방적 검사를 강조한 정은보 원장의 스타일이 담겼다. 해당 자료에는 예측 가능성·명확한 기준·리스크 예방·취약요인 점검 등 정은보 원장이 이전에 언급했던 감독 방향과 일맥상통하는 단어들이 강조됐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리스크 예방 성격의 검사는 (금융사를) 점검하면서 위험관리, 소비자보호 등에 있어 법규 위반으로 이어지는 제재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사전적으로 파악해 개선시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보호 관련한 검사도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상품 설계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단계에 걸쳐 취약점은 없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이어 소비자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이 발견된다면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검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금감원은 투입 인력도 축소하기로 했다. 한번에 30명 이상 대커 투입되던 인력을 30명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금융사 검사·제재에 대한 새로운 매뉴얼은 TF에서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종합검사는 이전에도 경영실태평가와 상시감시에서 파악된 취약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왔다"면서 "그러나 이 과정들이 '사전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종합검사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성격이 바뀌더라도 종합검사는 여전히 '금감원의 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종합검사의 존재 자체가 규제와 맥을 같이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우리금융에 대한 종합검사에서도 사모펀드 관련한 내용들이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금감원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DLF(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 불완전판매로 인한 징계를 두고 법적 다툼을 진행 중이다. 법원이 지난 8월 1심에서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금감원은 이에 항소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이번 검사에서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문제, 내부통제 부실 여부, 소비자 보호 내용 등을 자세히 들여다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검사 방법은 베일에 싸인 상태지만 종합검사는 여전히 금융사에게 부담이 큰 존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