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예정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이 크게 뛰었다는 통계까지 나오면서 금리 인상 기조가 더욱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준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달 2~3일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연준 인사들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보다 계속 높을 경우 현재 구상보다 빠르게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를 공식화했다. 연준은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규모를 이달부터 150억달러씩 줄여 내년 6월까지 자산매입을 끝내는 구상을 내놨는데, 올해 12월까지 매월 150억달러씩 줄인 뒤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의사록에 따르면 이같은 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내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아울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 돌입과 기준금리 인상 간 직접적인 연결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이번 의사록으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시장에선 내년 연말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이번 회의록 발표를 통해 이르면 테이퍼링이 끝나는 시기인 6월 직후로도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미 상무부는 10월 PCE(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가 지난 9월보다 0.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0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이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PCE 가격지수도 전월대비 0.4%, 전년동월대비 4.1%씩 올랐다. PCE가격지수는 연준에서 물가상승 기조를 파악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함께 가장 주의깊게 보는 지표 중 하나다.
지난달 CPI(6.2%)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긴축 행보를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물가지표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내달 14~15일 열릴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속도 조절에도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