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하늘길 운영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당분간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하는 여객 노선과 화물기를 운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매주 목요일 운항해오던 인천~모스크바 여객노선 항공편을 오는 10일과 17일 모두(KE923, KE924편) 결항한다.
또 인천에서 모스크바를 경유한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암스테르담 등 유럽으로 가는 화물기도 이달 18일까지는 모스크바를 경유하지 않고 우회경로를 통해 운영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서 지난 4일 오후 7시 기준 현지 연료 보급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 제재로 인한 운항 중단이 아니기에 인천~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예정대로 정상 운항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항공유 등의 연료 보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향후 상황에 따라 결항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추후 현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변동하는 상황에 맞춰 운항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오는 20일까지 우회경로를 활용해 모스크바를 경유하지 않고 유럽으로 직항하는 노선에 화물기를 띄울 방침이다.
이 항공사는 인천에서 모스크바를 경유해 유럽으로 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영국 런던 화물 노선을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러시아 여객 노선은 운항하지 않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러시아 하늘길 대부분이 제동이 걸린 상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문제 삼아 자국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금지시킨 유럽 등 36개국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맞대응하면서다.
이에 러시아 영공을 지나 한국(인천)으로 도착하는 유럽 항공사들의 인천 노선 운항도 축소되거나 결항됐다. 핀에어는 주 4회 운항했던 인천~핀란드 헬싱키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고, 루프트한자는 남쪽 우회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도 일본과 유럽을 잇는 항공편이 러시아 상공을 통과하지 않도록 비행경로를 변경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아직까진 한국 항공기에 대한 운항을 금지하지 않아 큰 제약은 없으나 최근 정부가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돕기 위해 1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등 미국과 유럽연합(EU)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함에 따라 추후 러시아가 한국 항공사에 대해서도 비행 금지 조치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국토부 국제항공과 관계자는 "여객 등 모두 피해 없도록 대응책을 즉각 마련할 수 있도록 항공사, 관계부처와 지속 소통하며 현지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