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성장률, 0.8%p 내린 3.6%···"하방 위험 지배적"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큰 폭으로 낮췄다. 전쟁과 직접 맞닿아 있는 유로 지역은 물론, 우리나라도 기존 3.0% 성장 전망에서 2.5%로 하향 조정됐다.
IMF는 19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발표하며 올해 세계 성장률이 3.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한 4.4%보다 0.8%p, 지난 10월 전망치(4.9%)보다 1.3%p 하락한 것이다. 내년 성장률은 올해 전망치와 같은 3.6%로 예측했으며, 지난해 성장률은 1월 전망치보다 소폭 상승한 6.1%로 분석됐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는 2.5%를 제시해 지난 1월 전망치(3.0%)보다 0.5%p 낮았다. 이는 앞서 한국 정부(3.1%)를 비롯해 한국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투자은행(IB) 평균(3.0%),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무디스(2.7%)보다 낮은 수치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전망과는 같았다.
아울러 조정폭은 미국(-0.3%p)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지만, 전쟁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독일(-1.7%p), 이탈리아(-1.5%p) 등 유로존(-1.1%p)과 비교해서는 작았다.
코로나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거한 2020~2022년 3년간 평균 성장률은 1.85%를 기록해 주요 선진국 중 미국(1.92%)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2020~2023년 4년간 평균 성장률(2.11%)로 보면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았다.
IMF는 한국 경제가 지난해 가장 먼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데 이어 올해는 미국 다음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인 뒤 내년엔 미국의 성장세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 전망치(3.1%)보다 0.9%p 오른 4.0%로 상향 조정됐다.
기획재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의 영향이 정부 유류세 인하 노력 등으로 일부 상쇄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지난해 5.2%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비해 올해와 내년은 각각 3.3%, 2.4%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1월 전망치와 비교할 땐 각각 0.6%p, 0.2%p 하락된 수치다. 이에 반해 신흥국과 개도국은 지난해 6.8%에서 올해 3.8%, 내년 4.4%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1.0%p, 0.3%p 하향됐다.
미국 경제성장률의 경우 기존 전망보다 0.3%p 낮은 올해 3.7%, 내년 2.3% 수준으로 예측됐다. 반면 유로존의 감소폭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두드러졌다.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로지역 성장률은 2.8%로 지난 1월 전망보다 1.1%p 줄었다. 특히 러시아는 올해 -8.5%, 내년 -2.3%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고, 우크라이나는 올해 무려 35%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역시 기존 전망 대비 0.9%p 내린 2.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망은 지난 3월까지 발표된 서방의 대(對)러 제재 영향만 반영한 것으로, 러시아의 침공 이후 장기화하고 있는 전쟁 여파를 본격 반영한 결과가 아니다. 향후 세계경제 전망이 더욱 암울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IMF는 "전쟁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악화,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이 지속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와 성장 보호 사이에서 균형 잡기를 하는 데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IMF는 오는 2026년까지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용과 생산이 대유행 이전 추세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전쟁 악화 가능성, 대러시아 제재 확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전략으로 인한 중국의 급격한 감속, 새롭고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 변이 출현에 의한 대유행 확산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이 지배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