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하락폭 작아, 솔리다임 효과도···지속적인 성장 전망"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가격 방어에 성공하면서 올해 1분기 1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통상 1분기는 반도체 산업의 전형적인 비수기임에도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실적을 냈다.
SK하이닉스는 27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2조1557억원, 영업이익 2조8596억원(영업이익률 24%)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1조7758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전년 1분기 8조4942억원 대비 43.1% 증가했다. 반도체 산업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8조7197억원)보다도 3조원 이상 많은 것이다.
영업이익은 역대 1분기 기준 2018년(4조3673억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전년 1조3244억원보다 115.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작년 1분기보다 약 2배 늘어난 1조9829억원(순이익률 16%)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보다 메모리 제품 가격 하락폭이 작았고, 지난 연말 자회사로 편입된 솔리다임의 매출이 더해진 효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올해 들어 공급망 불안 등 어려운 사업환경에서 일부 IT 제품의 소비가 둔화됐다"며 "하지만 당사는 고객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가는 한편,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호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1분기 중 3800억원 규모의 일회성 판매보증충당부채을 회계 처리하기로 하면서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3조499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과거 판매된 일부 D램 제품에서 품질 저하 현상이 발생해 이에 따른 비용을 회계상 인식하기로 했다"며 "회사는 원인 분석을 마쳤고 고객 협의를 거쳐 제품 교환 등 보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1분기에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긴 했지만 회사는 기술개발과 차세대 제품 생산 등 사업일정이 예정대로 잘 진행돼 이후 분기 실적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 사이클의 변동성과 주기가 축소되면서 메모리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4D 낸드 제품의 수율을 높이며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1분기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의미 있는 실적을 올렸다"며 "최근 서버향 제품 수요가 커지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장비 수급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공정 수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고객 수요를 맞춰가는 데 차질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 활동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후보를 검증하는 절차를 강화하고, ESG 경영 관점에서 여성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선임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이 규정에 명문화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