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금융' 온투업, 달라진 위상에도···기관 연계투자 허용 '요원'
'1.5금융' 온투업, 달라진 위상에도···기관 연계투자 허용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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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대출액 4.1조···전년比 67%↑
"대출액 증가에도 규제장벽 많아"
규제 샌드박스 지정 등 대안 필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해 제도권에 본격 편입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비교적 낮은 금리로 급전을 빌리려는 수요가 늘면서 대출액 증가세가 가파르다.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의 '1.5금융'을 표방하는 업계는 업권 확장을 위해선 '기관 연계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관 투자자를 허용해야 업계 신뢰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중금리 대출 확대 촉진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18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정식 등록된 온투업체 42곳의 누적 대출액은 4조18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조5039억원)보다 67.0% 늘어난 수준이다. 대출 잔액은 1조1151억원에서 1조4035억원으로 25.9% 증가했다.

P2P금융으로 불리던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와 차입자를 연결해주는 대안 금융서비스다. 2020년 8월 '온라인 투자 연계 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 시행 이후 지난해 6월 온투업자로 등록하는 업체들이 나오면서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됐다.

지금까지 '대부업' 꼬리표를 떼고 온투업자에 이름을 올린 곳은 피플펀드·8퍼센트·렌딧 등을 포함해 47개사다. 금융 당국이 이들 업체 외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거나 온투업 진입을 원하는 신설 업체에 대한 등록 심사를 진행 중이어서 향후 온투업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도권으로 들어온 온투업계는 신파일러 등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을 공급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온투협회에 등록한 회원사의 평균 대출금리는 10.7%로, 저축은행과 대부업보다 금리 조건이 좋은 편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대출 조이기' 이후 중·저신용자 수요가 많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안팎에선 금융시장에서 온투업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양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는 모양새다.

온투업 관계자는 "제2금융권 대출을 받기 부담스러운 이들이 수요의 대부분"이라면서 "대출 규제가 강화됐을 때 온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저축은행이나 여전사, 대부업 대비 금리가 낮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연 확장에 속도를 붙이려면 해결돼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업계가 한목소리로 외치는 기관 연계투자가 대표적이다. 현재 온투업자는 온투법에 따라 상품당 모집금액의 40%까지 연계 투자가 가능하지만,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은 금융업권법 적용으로 온투업체에 연계 투자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사가 대출을 실행하려면 대출 신청인에 대한 여신 심사를 자체적으로 해야 하는데, 온투업체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차주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못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이 온투업체에 연계투자하는 행위는 '대출'로 간주되고 있다.

업계는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적용, 연계투자 시 온투업자들이 차입자에 대한 정보를 금융기관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당국이 별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는 터라 질적 성장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채율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회장은 "법과 법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라 규제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기관투자자 연계투자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온투업계의 활성화는 물론 중금리 대출 확대 촉진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에 속도를 붙이려면 기관 연계투자가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선 어떤 긍정적인 신호도 없다"면서 "업권이 성장하고 있다지만 기관 연계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등록 기관 수만 많아질 뿐 질적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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