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가계대출 16개월째 감소···기업대출 늘지만 연체율 '고심'
5대銀 가계대출 16개월째 감소···기업대출 늘지만 연체율 '고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IM 하락 속 전월比 가계대출 3.3兆 줄어
기업대출은 5.4兆 늘려···수익 방어 총력
"기업대출 확대 불가피···연체율 관리 관건"
서울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 안내문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 안내문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대출금리 일괄 인하를 골자로 하는 상생금융 시행 여파로 주요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수익원인 가계대출마저 1년4개월째 줄고 있어 은행 영업활동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대폭 늘리면서 수익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4691억원으로 전월(680조7661억원)보다 3조2971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1년4개월 연속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서기 직전인 2021년 12월 말 잔액(709조529억원)과 비교하면 1년4개월 만에 가계대출만 31조5838억원 줄어든 것이다.

항목별로 보면 지난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508조9827억원으로 전월(511조2320억원)보다 2조2493억원 줄었다.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은 109조9314억원으로 1조88억원 감소했다. 특히, 신용대출은 2021년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상환하기 쉬운 신용대출부터 갚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주요 수익원이던 가계대출이 크게 줄면서 은행들 고민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그동안 효자노릇을 하던 이자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자이익은 2조1396억원으로 전분기(2조4478억원)보다 4.1% 감소했고,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7.9% 줄어든 2조26억원의 순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1분기 1조8920억원의 순이자이익을 기록, 전분기(2조150억원)보다 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NH농협은행의 순이자이익도 2.9% 줄어든 1조854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경우 1분기 2조5억원의 순이자이익을 기록해 전분기(2조원)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은행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근 기업대출에 눈을 돌리는 추세다. 지난달 5대 은행에서만 기업대출이 전월보다 5조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에 은행들은 부실 리스크(위험)가 큰 기업대출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가계대출에 몰두하는 경향이 컸지만 대출영업 환경이 달라진 것이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20조779억원으로 전월(714조6748억원)보다 5조4031억원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대출 잔액이 602조3887억원에서 605조4036억원으로 한 달 새 3조149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대출만 5849억원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112조2861억원에서 114조6743억원으로 2조3882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당분간 기업대출 확대를 기반으로 한 수익 방어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는 연체율은 또다른 고민거리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지난 2월 말 기준 0.36%로 집계됐다. 전월보다는 0.05%p, 전년 동기보다는 0.11%p 뛰었는데, 연체율 상승은 중소기업대출에서 주로 기인했다.

2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 대비 0.05%p 상승했는데,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과 비슷한 0.09%를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0.08%p 상승한 0.47%를 보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여전히 높고 주택거래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아서 가계대출 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환경인 데다 가계대출은 상생금융과도 연계돼 있어 당분간 수익이 좋은 분야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기업대출이 주가 될 수밖에 없는데, 연체율 관리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