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NK 시대' 연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신규 IP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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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익 3105억원···넥슨 제치고 업계 1위 달성
"올해 배틀그라운드 IP 확장·신작 프로젝트 확보에 집중"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크래프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크래프톤)

[서을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최근 국내 게임 시장의 판도가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에서 'NK(넥슨·크래프톤)'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의 판도를 바꾼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CEO)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게임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증가한 인건비와 신작 부재 등의 영향이 겹쳐 부진한 모습을 이어왔다. 크래프톤 역시 그렇다 할 신작을 내놓지 않았지만, 출시 7년이 지난 시점에도 견고한 '배틀그라운드' IP(지식 재산) 파워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매출은 1조9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으며 영업익은 7680억원으로 같은 기간 2.2%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대비 9.7% 증가한 3105억원의 영업익을 기록, 끝내 넥슨을 제치고 국내 게임사 영업익 1위 자리를 빼앗기도 했다.

이같은 크래프톤의 성과 배경에는 '배틀그라운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김창한 대표의 역량과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개발자 출신인 김 대표는 배틀그라운드 개발부터 출시 이후까지 게임의 글로벌 인기를 유지하며 크래프톤을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시키는 데 공헌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생인 김창한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지난 2003년부터 '넥스트플레이'의 CTO 겸 테크니컬 디렉터로 일하다 2009년 지노게임즈 CTO 겸 개발 프로듀서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015년 지노게임즈가 블루홀(현 크래프톤)에 인수된 뒤에는 블루홀지노게임즈(현 펍지) 개발본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직원 30명과 함께 개발한 배틀그라운드가 유례없는 대흥행을 거두며 김 대표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2017년 스팀 얼리 엑세스 출시 이후 6개월만에 PC·콘솔 누적 판매량 5000만장을 넘긴 후 지난해 또 다시 7500만장을 돌파하며 역대 가장 많이 판매된 PC 게임 1위에 등극했다. 비디오게임 전체로 범위를 확장해도 마인크래프트, GTA5, 테트리스, Wii 스포츠에 이어 5번째 순위다.

모바일 버전의 성과도 괄목할 만하다. 지난 2018년 3월 글로벌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전 세계 다운로드 수 6억 건을 돌파했으며, 지난 2022년 인도 앱 마켓에서 차단된 후 지난해 5월부터 서비스를 재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역시 누적 매출 1억 달러를 돌파하며 인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김 대표는 지난 2017년 펍지 스튜디오 대표를 거쳐 지난 2020년 크래프톤 대표로 선임됐다. 취임 이후에는 '제작 명가'라는 비전과 함께 독창성과 도전정신, 기술력을 강조하며 프로젝트 중심이 아닌 인재 중심의 조직 운영 방식을 채택했다. 또 통합법인으로 경영에 집중하고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강화, 지난 2021년 8월 크래프톤 상장을 이끌기도 했다.

다만 김 대표 체제 하의 모든 시도가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지난 2021년 배틀그라운드의 후속작으로 출시된 서바이벌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모바일'은 배틀그라운드의 아성을 넘지 못한 채 흥행에 실패했다. 

데드 스페이스의 개발자 글렌 스코필드가 참여한 '칼리스토 프로토콜' 역시 2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음에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크래프톤이 '원 히트 원더'에 머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회사의 성장이 배틀그라운드 성과에 묶이자 김 대표는 신규 IP 확보와 새 먹거리 창출이라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김 대표는 지나치게 높은 배틀그라운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신작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퍼블리싱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IP 확장과 신작 게임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국내외 게임 스튜디오와 함께 새로운 장르의 게임도 선보일 예정"이라며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를 발굴하고 이를 스케일업해 10억 달러 규모의 IP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크래프톤은 올해 출시 예정인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등 신작 게임을 필두로 '딩컴 모바일', '프로젝트 블랙버짓', '서브노티카2' 등 20여 개의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지난 2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이 게임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작용할 것이라며, 해당 분야의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겠다고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크래프톤은 이달 AI 및 소프트웨어(SW) 직군 핵심 인재 발굴을 위한 채용에 나섰으며 지난달에는 글로벌 리더십 커뮤니티 'YPO'의 인도·남아시아 지부의 젊은 CEO들과 함께 AI 기술 전략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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