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시작부터 파행···민생·현안과제 '뒷전'
22대 국회, 시작부터 파행···민생·현안과제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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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운영위원장 두고 여야 대립···'반쪽 개원' 확실시
K칩스법·전력망법·AI기본법 등 21대 폐기 현안 재조명
고동진 '반도체 특별법' 발의···반쪽 상임위에 '안갯속'
국회 (사진=김무종 기자)
국회 (사진=김무종 기자)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22대 국회가 원 구성 단계에서 파행을 맞으면서 민생현안과 과제들이 다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은 원내 제2당,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온 국회 관례에 따라 적어도 이 2개 위원장만큼은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민주당은 국회법상 원 구성 시한인 6월 7일을 내세우며 조속한 위원장 선출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막판 협상안으로 법사위원장을 갖는 대신 운영·과방위원장은 민주당이 갖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이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결국 10일 오후 야당만 참여한 채 본회의를 소집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표결 직전 "민생이 절박한 상황에서 국회의장으로서 원구성을 마냥 미룰 수 없었다"며 "여당 소속 의원들의 불참 속에 본회의를 연 것은 국회의장으로서 매우 아쉬운 일이지만, 이렇게라도 국회가 문을 여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관례를 언급하며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요구한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관례를 존중해 달라는 말씀도 알고 있다"며 "하지만 관례가 국회법 위에 있을 수는 없고 '일하는 국회'라는 절대적 사명에 앞설 수도 없다는 게 국민의 눈높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서는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곧 선출할 예정인 가운데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치 상황이 이어진다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18개 상임위를 야당이 독식할 가능성도 커졌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무시하고 '반쪽 국회'로 만들었다"며 "묵과할 수 없는 의회 폭거"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국회 본회의 보이콧은 물론 상임위 일정도 거부하면서 장외투쟁에 돌입할 가능성도 커졌다. 22대 국회 구조가 여소야대인 만큼 거대 야당이 국회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는 하나 여당의 장외투쟁이 장기화된다면 야당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진=연합뉴스)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특별법을 발의한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국회에서 여야 대치상황이 지속될 경우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민생 현안의 처리도 지연될 수 밖에 없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는 반도체산업 지원법과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등이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K칩스법'으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 지원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 기술 사업화를 위한 기업의 시설투자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법을 말한다. 22대 국회에서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반도체산업 지원 특별법'으로 발의한다. 

해당 특별법에는 반도체 관련 신규 시설 투자를 돕기 위한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인력·수력·전력 등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규제를 통합 운영하는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고 의원의 1호 법안인 반도체산업 지원 특별법은 이르면 이번주 중 발의될 예정이다. 

이 밖에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국가 전력망을 정부와 민간이 협업해 효율적으로 건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50∼2051년에는 전력수요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모두 현재보다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요지로 전달할 '모세혈관'을 구축하는 내용인 만큼 22대 국회에서도 재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AI 산업의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본격 진흥하는 토대를 만드는 취지의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AI기본법) 제정안과 사용후핵연료의 영구 처분시설을 마련하기 위한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고준위방폐물법)도 22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하는 주요 민생 법안이다. 

많은 민생 법안과 현안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22대 국회는 원 구성을 마무리하더라도 당장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많다.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의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사의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오른 만큼 국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검증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액트지오의 세금체납과 법인 자격 박탈 등 의혹이 불거지면서 동해 석유 가능성은 여야 간 갈등으로 확대됐다. 특히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액트지오의 의혹과 관련해 "진상규명 없이는 시추예산을 늘려줄 수 없다"며 "철저히 검증하겠다"라고 밝혔다. 

에쓰오일 상무 출신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규모도 크고 신용도 좋은 회사가 많은데 석유공사가 굳이 이 회사를 고집해 계약한 이유가 석연찮다"며 "시추가 아니라 국정조사를 해야 할 판"이라고 주장했다.

또 21대 국회에서 마지막까지 갈등의 중심이 됐던 채상병 특검법도 22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 온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달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재상정됐으나 여당의 반대로 부결되면서 결국 자동 폐기됐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은 28일 채상병 특검법 부결 이후 일제히 "22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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