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人] 역사 속으로 사라진 대우조선해양의 구원투수, 정성립 사장
[조선&人] 역사 속으로 사라진 대우조선해양의 구원투수, 정성립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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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사장, 2001년 워크아웃 위기 대우조선해양에 대표이사로 임명
원가·경비 절감, 부동산 매각, 임금 동결 등···부채비율 416%→324%로
앞선 LNG선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선정···LNG선 시장 점유율 35% 차지
2015년 전대미문의 불황···5조단위 적자 기록하자 다시 한번 구원투수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대우조선해양)
정성립 前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사진=대우조선해양)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現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은 현재는 한화오션에 인수된 대우조선해양에서 가장 긴 기간동안 사령탑 역할을 맡아왔다. 

정 사장은 특히 비상시 위기를 타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돼 회사 위기의 순간마다 구원투수로 등판됐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워크아웃이 개시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그리고 조 단위 영업적자를 기록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위기의 상황마다 해결사 역할로 회사를 정상 궤도로 올려놨다.

1994년 119척의 선박을 선박을 수주하며 단일 발주 척수 기준 전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던 대우조선해양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았다.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조선사는 2년 뒤 대우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인수합병 시장에서 알토란으로 평가됐지만 본궤도에 오를 때마다 지지부진하게 끝났다. 21년간 주인 없는 회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조선사는 한화그룹에 인수가 확정되며 꼬리표가 떨어졌다.

◇2001년, 워크아웃의 구원투수로 등판

정 사장은 2001년 워크아웃으로 위기를 겪던 대우조선해양에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그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1년 만에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 기간 정 사장은 보일러 사업을 접고 본업인 조선업에 집중했다. 회사는 원가·경비 절감, 부동산 매각, 임금 동결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자, 416%이던 부채비율이 324%까지 떨어졌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경쟁업체들보다 빠르게 LNG선을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선정했다. 그 결과 2001년부터 대규모 수주가 가능했다. 매출이 본격 반영되는 2년 뒤인 2003년에는 매출 3조7600억원, 영업이익 35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6%, 29.2% 증가한 수치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44척 가온데 3분의 1인 15척을 수주했다. 특히 기화 설비 없이 선박에서 육상으로 직접 LNG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는 등 세계 LNG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했다.
 
◇2015년, 국내 조선업 역사상 최악의 한 해

국내 조선업은 2015년 전대미문의 불황을 맞으며 대우조선해양은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5조 505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자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경영혁신과 조직 쇄신 의지를 가지고 대우조선해양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라며 정 사장을 추천했다. 이로써 정사장은 2001~2006년에 이은 세 번째 사장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구원투수로 나선 정성립 사장은 취임사로 "사업 다각화로 자원이 분산되지 않도록 본업인 상선, 특수선, 해양 플랜트 분야로 힘을 최대한 모으고 그 외의 분야는 과감히 정리하겠다"로 말하며 다시 한번 내실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다.

취임 직후 정 사장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회사를 진단하는 과정에서 전임 경영진들의 경영 비리가 드러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빅배스를 단행했다. 작년도 재무제표에 5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재하자 당시 회사의 주가가 하한가로 폭락하기도 했다.

이후 3년여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하며 경영 정상화로 이끌었다. 2017년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6년 만에 흑자 달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정 사장의 바통을 넘겨받게 된 이성근 사장은 "우리 회사의 상징이자 역사인 정 사장이 회사를 위해 애쓰신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대우조선해양(DSME) 자존심 회복'이라는 숙제를 기필코 완수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전 사장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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