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약세' 원화 제자리 찾나···원·달러 환율, 23.6원 급락
'나홀로 약세' 원화 제자리 찾나···원·달러 환율, 23.6원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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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34.0원···5개월 만에 최저치 경신
시장 안정감에 약달러 반영, 원·엔 동조화 회복
美 경기침체 우려,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해소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20원 넘게 급락하며, 1330원대 초반에 안착했다. 5개월 만에 최저치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이 일부 해소되면서, 그간 저평가 국면에 있던 원화가 제자리를 찾았다는 평가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장 대비 23.6원 내린 달러당 1334.0원에 마감했다. 이는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지난 3월 21일(1322.4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처럼 환율이 갑작스레 급락한 배경에 대해 시장에서는 정상화 국면이라 평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시장에 안정감이 생긴 측면이 크다.

지난주 공개된 7월 미국 소매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1% 성장, 시장 예상치(0.4%)를 크게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주간실업청구건수가 예상밖 호조를 보이며, 7월 비농업 고용지표의 부진 우려를 일부 해소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분위기다.

일본은행(BOJ)의 깜짝 금리인상과 초매파적 스탠스에 급등했던 엔화 가치도, 지난주 달러당 149엔선까지 안정화됐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금융·자본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 속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사실상 백기투항의 영향이다.

엔화 가치가 안정감을 찾는데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해소되면서 이달초 '검은 월요일' 사태를 야기했던 엔캐리트레이드의 청산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에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하는 등 위험선호심리가 크게 회복됐다는 진단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이슈가 일단락되면서 시장에 안도감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늘 역외시장에서 달러 매도가 집중적으로 나왔는데, 그간 저평가 국면에 있었던 원화가 뒤늦게 강세 전환한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약 4개월 간 주요국 통화 가치의 최고·최고점 기준 등락폭을 보면 달러인덱스의 경우 106.3pt에서 101.88pt로 약 4.2% 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유로·달러 환율은 1.061달러에서 1.105달러로 4.1% 가량 상승했으며, 저평가 국면에 있었던 달러·엔 환율은 161.5엔에서 142.3엔선으로 11.9%나 절상(하락)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의 경우 4월 16일 1400원을 터치한 이후, 지난주까지 1370원대를 유지하며 2.1% 절상에 그쳤었다. 그러나 이날 하락분이 반영되며 약 5.5% 가량 절상한 것이 되는데, 저평가됐던 부분을 감안하면 현재의 1330원선은 적정수준이라는 진단이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이 이번주 대거 예정된 통화정책 관련 이벤트다. 2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22~24일 진행되는 잭슨홀미팅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단초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물가·소비 등의 호조 속 연착륙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반대로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가계부채와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을 근거로 다소 매파적인 동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달러 약세가 비로소 반영됐고, 뒤늦게나마 원화 가치가 제자리를 찾았다는 진단이다.

문 연구원은 "이번주 예정된 이벤트를 보면 한은은 조금 매파적, 연준은 완화적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부분까지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이날 낙폭이 좀 컸다"며 "다만 해당 부분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 잭슨홀미팅 등의 결과가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환율도 현재 수준에서 크게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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