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미래형 복합쇼핑몰 사업' 신 성장 동력 키워
백화점업계 리뉴얼 전략 속도···대형마트 그로서리 점포 강화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부진한 점포 폐점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며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 동시에 복합 쇼핑몰 사업 공략과 기존 점포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 경쟁력을 강화하며 집객효과 높이기에 나섰다. 이는 네이버·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로 온라인 유통의 무게추가 이동한 데다가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태무·쉬인)로 불리는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의 진출이 가속화되며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위협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줄줄이 희망퇴직·자산 유동화···비상 경영 돌입
국내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업황 부진에 따른 리밸런싱(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러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자산유동화에 나서며 경영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이달 2차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희망퇴직 신청대상은 △밴드1(수석부장)~밴드3(과장) 인력 중 근속 15년 이상(입사일 기준 2010년 1월 1일 이전) △밴드4(대리)~밴드5(사원) 인력 중 근속 10년 이상(입사일 기준 2015년 1월 1일 이전)인 직원이다. 신청 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
앞서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 개개인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넓히고자 각각 3월과 6월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신세계DF)역시 지난달 5년 이상 근속한 사원들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2주 동안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신세계DF가 출범한 2015년 이후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롯데면세점 역시 지난 8월 희망 퇴직을 단행했다.
일부 기업은 토지·건물 영업면적 축소, 비효율 점포 매각 및 매각 후 재임차하는 세일앤 리스백 방식을 통해 현금을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 체제 첫 단추로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 면적 축소를 결정했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 및 월드타워 방문객 증가에 따라 2017년 6월 4,599㎡ 규모로 확장해 열었다. 홈플러스는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현재까지 부천중동점, 대전탄방점, 안산점, 대전둔산점, 대구점, 가야점 등 15개점의 자산유동화를 진행했다. 향후 10개점은 재건축 후 재입점 예정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복합쇼핑몰 사업 공략···집객효과 노려
백화점업계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들은 물건만 파는 오프라인 매장을 고객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해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유통업계 양대 산맥인 롯데와 신세계 등은 백화점 시장이 정체되며 복합쇼핑몰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기점으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 시장에 힘을 쏟고 있지만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쇼핑몰 사업의 공간 경쟁력 강화를 돌파구로 내세운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1호점 수원점에 이어 2030년까지 송도·수성·상암·전주에 4개의 신규 쇼핑몰을 세운다. 군산·수완·동부산·김해 등 기존 7개점은 증축·리뉴얼해 쇼핑몰로 전환한다. 해외에서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신규 출점·위수탁 운영 등 다각도로 쇼핑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100%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미래형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5곳, 도심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시티 3곳 등 총 8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스타필드 보다 규모가 작은 도심형 쇼핑몰 스타필드 시티는 위례·부천·부산 명지 등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까지 진출했다. 하남·고양·안성·수원에 이어 올해 3월 광주에도 현지 법인을 세웠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 가양과 경기 파주 운정에 지역 밀착형 상업 시설인 스타필드 빌리지를 계획 중이다. 스타필드 청라를 2027년 말 준공이 목표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와 스타베이 시티(화성국제테마파크)는 각각 2030년, 2029년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트는 새로운 몰타입의 스타필드 마켓 죽전을 선보이며 미래형 점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2020년 월계점을 시작으로 2023년에 연수점과 킨텍스점까지 몰 타입 형태로 리뉴얼하면서 미래형 점포의 막을 올렸다. 내년에는 이마트 고덕 강일점과 트레이더스 마곡점 등을 신규 출점하고 이마트가양·성수점도 재출점에 나선다.
◇백화점, 점포별·상권별 특성 맞춘 리뉴얼 전략···마트 '그로서리' 점포 강화 속도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점포별·상권별, 고객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점포별 리뉴얼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롯데백화점은 지난 20일 본점 7층의 키즈관을 인테리어부터 브랜드까지 프리미엄을 콘셉트로 새단장해 문을 열었다. 저출산 기조 속 적은 수의 자녀에게 투자하는 트렌드에 맞춰 전 점포에 프리미엄 아동 상품군도 강화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에 자녀를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VIB(Very Important Baby)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지난 13일에는 본점 지하 1층에 국내 백화점 최대 규모의 뷰티관으로 새단장해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2월)에 이어 프리미엄 미식 콘텐츠에 호텔급 공간을 갖춘 하우스 오브 신세계(6월)를 차례로 개관했다. 최근에는 강남점 신관 6층을 기존 남성 명품관이 있던 본관과 합쳐 국내 최대인 2100평 규모 맨즈 럭셔리 전문관을 완성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 중동점의 식품관과 뷰티파크, 프리미엄 슈퍼마켓을 차례로 새단장해 문을 연 데 이어, 8월 중동점 본관 1층과 2층에 글로벌 명품과 해외패션, 뷰티 브랜드가 들어선 럭셔리관을 새단장해 선보였다.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명품관의 웨스트(WEST) 공간을 리뉴얼해 명품 브랜드 강화에 나선다. 내년 7~12월까지 이어지는 이번 명품관 리뉴얼의 핵심은 웨스트(WEST)의 명품 브랜드 강화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위주로 이스트(EAST)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적었던 웨스트 공간을 대폭 새단장한다.
대형마트업계는 그로서리 역량을 강화한 차별화 점포를 내세우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기업형 슈퍼마켓(SSM) 롯데슈퍼 도곡점을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으로 새단장했다.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은 동물복지 수요가 높은 고소득 상권 특성을 반영해 무항생제 계란과 초란, 유정 청란만을 취급한다. 5000여개의 프리미엄 식료품을 한 데 모았다. 비식품 공간을 50% 이상 줄이는 대신, 고품질 신선식품을 일반 매장보다 30% 이상 강화했다. 지난 5월에는 롯데마트 의왕점을 고객 체류형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의왕점 1층은 식품과 비식품을 통합한 총 1400평 규모의 원스탑 쇼핑 매장으로 구성했다. 그로서리 강화를 위해 델리와 냉장∙냉동 식품 면적을 기존 대비 50% 이상 확대했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강서점을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로 새단장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은 신선식품 확대 전략을 통한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로 대형마트의 유통 트렌드를 주도했다. 현재까지 33개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