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계엄·탄핵 등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발생하며 국내 증시가 위축된 흐름을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며, '상저하고'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1.49p(0.06%) 내린 2440.52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말 종가(2665.28) 대비 8.09%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2111조9732억원에서 1981조7423억원억원으로 130조2309억원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내년 증시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트럼프 2.0시대가 시작되며 관세, 보조금 폐지·축소, 리쇼어링 등 한국의 수출 성장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또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며 글로벌 대비 한국의 경제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코스피밴드는 △SK증권 2416~3206 △한화투자증권 2300~2800 △한국투자증권 2300~2800 △IBK투자증권 2380~2830 △유진투자증권 2575~3040 △NH투자증권 2250~2850 △교보증권 2300~3000 △삼성증권 2350~2900 △iM증권 2250~2750 △메리츠증권 2600~3050 등으로 제시됐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극단적 비관론이 팽배해지는 시기로 내년 펀더멘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미국의 경기 둔화와 물가 하락세 멈춤의 상황 속에 과격한 관세 인상 등 정책들이 단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트럼프 정책의 극단성, 낮은 대통령 공약 이행률, 반중 정책에 따른 수혜 가능성 등으로 구개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미 (국내증시의) 가격 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증시전문가들은 내년초 투자 유망종목으로 경기방어주나 내수주 등 안정적인 종목을 제시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에 주의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만 증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시는 상반기 밸류업으로 시작해 AI 반도체 랠리로 한차례 더 상승했지만 삼성전자의 급락, 트럼프 당선 등으로 저점을 갱신했다"며 "상반기 중 중 미 정부 정책 불확실성 리스크, 미국 증시 피크아웃 가능성, 금리 동결 리스크 등이 상존해 있는 반면, 미리 걱정하고 난 다음 하반기 증시는 상대적으로 나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소폭 둔화되는 와중에 재정적자 관련 탑다운 리스크가 심화될 수 있는 연초는 조심할 필요가 있으며, 이후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효과가 점차 나타나며 우호적인 주식시장 분위기가 전개되는 경로를 예상한다"며 "내년 초반에는 경기방어주, 이후부터는 경기민감주 비중을 점차 늘리는 전략을 추천하며, 시장 주도주 측면에서는 제약·바이오에서 반도체로의 전환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1400원 부근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의 본격적인 상승 시점은 트럼프의 행정명령, 미국 금리 상승, 달러 강세,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에 대한 시장 반영이 추가로 마무리 된 이후인 내년 1분기 말부터 2분기 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1분기 바텀피싱(주가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에서 최저가를 노려 주식을 매수한 후 반등세가 오면 파는 저점 매수 투자 기법) 컨셉에서 1분기 조정 시마다 매수로 변경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가격 메리트가 존재하는 한국 내수주 및 중소형주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