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2024년은 인디브랜드의 성장으로 부진했던 K뷰티가 상승세를 보였고 가성비를 중심으로 한 다이소, 편의점 뷰티템들이 인기를 끌었다. K뷰티가 성장한 반면에 국내 패션 대기업들은 불황을 면치 못했다.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SPA 브랜드의 매출은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패션 시장이 양극화됨을 알 수 있었다.
◇인디 브랜드 성장으로 ODM 업체 호실적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도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3분기 화장품은 전년 동기(13억5000만달러) 대비 26.7% 늘어난 17억400만달러가 수출됐다. 또한 지난해 한국 화장품이 수출된 국가는 195개국에 달했다. 화장품 국가별 수출 순위는 중국이 21억3000만달러로 1위였으며 그 뒤를 미국(15억8000만달러), 일본(8억5000만달러)이었다.
해외에서 이런 K뷰티를 선도한 것은 △롬앤 △마녀공장 △스킨1004 △조선미녀 등 중소 인디 브랜드들이다. K뷰티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전 세계로 퍼진 한류 열풍과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 때문이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스킨·로션 등 기초화장품과 립스틱·매니큐어 같은 색조화장품 등이 소개되면서 전 세계 수출로 이어져 온 것이다.
이런 인디 브랜드들의 성장으로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호실적을 냈다. 코스맥스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529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4%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조6081억원으로 화장품 부문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대기업들의 실적도 점차 나아지며 K뷰티의 불황이 해소되고 있다.
◇가성비 화장품 사러 다이소, 편의점 가는 소비자
'필요한 것은 하나뿐(You Only Need One)'이란 뜻으로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물건 구매는 최대한 자제하는 소비자를 가리키는 '요노족(YONO)'이 증가하면서 편의점과 다이소에서 가성비 화장품 쇼핑을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CU의 화장품 매출 신장률은 △2022년 24% △2023년 28.3% △2024년(1~9월) 14.7%이고 GS25의 기초화장품 매출 신장률은 △2022년 35.5% △2023년 54.1% △2024년(1~10월) 72.5%이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30% △2023년 25% △2024(1~9월) 15%이다.
다이소는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의 매출이 2023년 1월~10월 전년 대비 약 180% 신장했고 매장수가 2017년 약 1150개, 2018년 약 1300개, 2023년 약 1450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다이소는 최대 5000원까지의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선보이며 10·20세대뿐 아니라 30·40세대들까지 아우르며 ‘가성비 화장품’ 맛집으로 주목받았고 화장품 대기업부터 인디 브랜드까지 다이소 전용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이소 입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패션 대기업 울상 SPA 브랜드 상승세
국내 패션 대기업이 고물가, 불경기로 인해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3분기 LF를 제외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등 주요 패션기업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 감소, 영업손실 등 부진한 실적을 냈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여름 의류에 비해 단가가 높은 가을·겨울 의류의 소비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탄핵 정국과 불경기에 따른 내수시장 부진으로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무신사 스탠다드(무신사), 스파오(이랜드), 탑텐(신성통상), 유니클로(에프알엘코리아) 등 SPA 브랜드는 호조다.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퀄리티까지 갖춘 '가성비'로 고물가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1조원대 매출을 회복했고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스파오 역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스파오는 올해 60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무신사 자체 SPA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연매출이 3000억원대이고 올해 공격적인 오프라인 매장 출점으로 폭발적인 매출 증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