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삼성·LG, 가정용 AI 로봇 맞붙는다···내년부터 경쟁
[CES 2025] 삼성·LG, 가정용 AI 로봇 맞붙는다···내년부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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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자율주행 AI 로봇 '볼리' 상반기 출시 예정
LG, 휴머노이드 AI 비서 'Q9' 베타테스트 진행
로봇 사업 주도권 확보 위해 B2C 시장 공략 강화
5일(현지시간) CES 2025 개막을 이틀 앞두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25'에서 공개된 스마트 AI 컴패니언 '볼리'. (사진=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CES 2025 개막을 이틀 앞두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25'에서 공개된 스마트 AI 컴패니언 '볼리'.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정용 AI 로봇 시장에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양사는 그동안 축적된 AI 노하우와 로봇 산업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가정용 로봇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개인용 AI 로봇 '볼리'를 올해 상반기 출시한다고 밝혔다. 

볼리는 지난 2020년 CES에서 노란 공 모양의 '반려 로봇' 콘셉트로 공개됐다. 이후 볼리는 지난해 CES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개선된 형태로 등장했다. 이후 약 1년여간의 개발을 진행한 끝에 올해 5~6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볼리 역시 가전 구독사업에 포함돼 있고 갤럭시 구독도 역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볼리는 사용자의 생활패턴을 학습해 진화하는 AI 로봇으로 집안의 IoT 기기를 컨트롤하는 허브 역할을 하면서 아이나 반려동물을 살피는 역할도 한다. 또 홈트레이닝 메이트가 돼 주거나 재택근무 시 보조 스크린 역할을 하는 등 집안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보조한다. 

또 사용자의 일정을 알려주고 그에 맞는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판단해 제안하는 역할도 한다. 지난해 CES에서는 일정을 묻는 집주인에게 결혼기념일을 잊지 말라며 인근 꽃집에 전화를 걸어주고 음식 레시피 영상을 주방 벽면에 보여주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볼리는 자율 주행을 통해 사용자가 부르면 오고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한다. 세계 최초 원·근접 투사가 모두 가능한 듀얼렌즈 기술 기반의 프로젝터를 탑재해 벽, 천장, 바닥 어디든 최적의 화면을 제공할 수 있도록 렌즈를 전환,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나 영상 콘텐츠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도록 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 볼리와 함께 웨어러블 로봇 '젬스'를 공개하며 로봇 사업에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로봇 시장에서 별 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12월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KAIST 휴보 랩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로봇 기술개발 선행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추진단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이자 KAIST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가 맡는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한화, 두산 등 산업용 로봇 기업을 제외하면 LG전자가 서비스 로봇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 AI 홈로봇인 'LG 클로이'를 출시했다. 'LG 클로이'는 네이버 클로바를 탑재하고 음악과 게임, 정보 안내 등의 서비스를 한다. 이전의 AI 스피커와 성능이 비슷하지만, 간단한 동작을 수행하고 모니터를 통해 감정표현 등을 할 수 있다. 

이후 LG전자는 물류, 안내, 배송 등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로봇 사업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LG전자는 로봇의 핵심 승부처인 가정을 공략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로봇은 확실한 미래"라며 "가사 노동해방을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초기 버전인 AI 에이전트 Q9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다음달 중 진행하고 올해 말에 출시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현재 LG전자가 물류, 배송, 서빙 등 B2B 사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지만, 결국 개인용 로봇에서 사업의 성패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 대표는 "로봇의 핵심 승부처인 가정을 공략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로봇 특허 부문에서도 영향력이 큰 만큼 이를 앞세워 시장 리더십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일 특허청이 발표한 세계 주요국 특허청(IP5: 한·미·중·유럽연합·일)에 출원된 AI기술 적용 로봇 관련 특허출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LG전자는 1038건(18.8%)의 특허를 출원해 글로벌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 일본 FANUC가 97건(1.8%)인 점을 고려하면 격차는 상당히 큰 편이다. 삼성전자는 41건(0.7%)으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개인용 로봇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고령화 영향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가정 내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안 생활을 보조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할 디바이스로 반려 로봇이 개발됐다. 여기에 독거노인의 생활을 보조하고 1인 가구의 편의를 제공할 목적으로 AI 기술을 탑재한 반려 로봇의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개인용 로봇 시장이 2020년 215억달러에서 2030년 515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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