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장비 풍부···대용량 배터리 달아 완충 시 500km 이상 이동
"실구매가 6000만원대 초중반···올해 판매 목표 대수 650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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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거대한 차체, 풍부한 편의장비, 준수한 주행성능 등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현대자동차가 극심한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출시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을 지난 11일 서울과 경기 일대를 오가며 시승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개발된 아이오닉9은 동급 최고 수준의 크기를 뽐냈다. 제원을 살펴보니 전장×전폭×전고×축거가 5060×1980×1790×3130mm에 달했다. 이는 경쟁 모델인 기아 EV9 대비 50mm 길고, 35mm 높으며, 앞뒤 바퀴 거리도 30mm 더 긴 수치다. 그래서인지 1·2열은 물론 3열 공간도 넉넉했다. 키 175cm인 성인 남성이 앉아도 비좁지 않았다. 기본 짐공간도 적당했다.
거주성을 높이는 편의장비는 풍부했다. △운전석 쿠션, 시트백, 볼스터 내 공기 주머니를 제어해 안락한 착좌감을 선사하는 '에르고 모션 시트' △운전석, 동승석뿐 아니라 2열 좌석까지 독립적으로 온도 설정이 가능한 '3존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 △생성형 AI을 활용해 차의 각종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AI 어시스턴트' 등이 안락하면서도 편리한 환경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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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용량은 110.3킬로와트시(kWh)다. 현대차 관계자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32km를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차체 크기와 달리 멀리 간다. 다만 이번 시승에서는 100km만 주행해 정확한 효율성을 측정하지는 못했다. 충전 시간은 350kW급 초급속 충전기를 물렸을 때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24분이다.
앞뒤축에 각각 하나씩 물려 있는 모터는 최고출력 428마력, 최대토크 71.4킬로그램미터(kg·m)를 냈다. 3톤(t)에 육박하는 차체를 견인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침묵 속에서 맹렬히 나아갔다. 고속에서 움직임은 안정적이었고, 굽잇길에서도 기대 이상의 접지력을 보여줬다. 타이어 규격은 앞뒤 모두 285/45R21이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었다. 누더기 같은 아스팔트에서 전해지는 크고 작은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냈다. 5m가 넘는 전장으로 인해 U턴이나 골목길 주행은 쉽지 않았다. 이를 해결할 뒷바퀴 조향을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짧은 후드와 팽팽하게 당겨진 활대처럼 긴장감이 흐르는 지붕 선은 단번에 시선을 끌었다. 후면부는 테두리를 두르는 램프 디자인으로 남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테나는 찾을 수 없었다. 현대차는 깔끔한 모양새를 만들고자 윈드실드커버, 테일게이트글라스 등에 안테나를 숨겨놨다고 밝혔다.
가격은 7인승 6715만~7792만원, 6인승 6903만~7941만원이다. 현대차 측은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는 6000만원 초중반대로 낮아질 수 있다"면서 "고객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전기차 생애주기 맞춤형 서비스인 ‘EV에브리케어’로 최대 55% 잔존가치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판매 목표 대수는 6500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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