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톡톡] 사상하단선 대형 싱크홀 발생 원인에 마린시티 주민들 긴장
[전국톡톡] 사상하단선 대형 싱크홀 발생 원인에 마린시티 주민들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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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21일 부산 사상구 땅꺼짐 도로에 트럭 2대가 빠져있다. (사진=부산시 소방재난본부)
지난해 9월21일 부산 사상구 땅꺼짐 도로에 트럭 2대가 빠져있다. (사진=부산시 소방재난본부)

[서울파이낸스 (부산) 조하연 기자] 지난해 9월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구간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 발생 원인에 '물'이 있었다는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의 발표가 있은 가운데, 마린시티 주민들의 긴장감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가 매립지 연약지반인 마린시티에 초대형 건설공사를 동시에 두 건이나 허가를 내주면서 올해 상반기 착공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임종철)는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구간에 발생한 대형 싱크홀 발생 원인으로, 폭우에 의해 빗물이 배수관을 역류해 공사구간에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빗물은 물막이 시공이 안 된 구간으로 흘러가면서 토사가 유출됐고, 벽 역할을 하던 흙막이판까지 쓸려 내려가며 대형 땅 꺼짐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지하사고조사위원회는 "설계와 시공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냈다. 설계에서 시공까지 규정을 어긴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인 임종철 위원장은 "굴착을 하면서 땅이 얼마나 움직이는지, 벽체가 얼마나 힘을 받는지, 수위가 어떻게 변하는지 계측 결과를 다 분석했는데 그 결과가 훨씬 기준을 밑돌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조사결과가 보도되자 초대형 건설공사를 앞둔 마린시티 주민들은 긴장하고 있다. 설계와 시공까지 규정을 어기지 않았는데도 폭우 때문에 싱크홀이 생겼다면, 거의 동일한 조건인 마린시티에서도 싱크홀이 발생될 것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사상-하단선 또한 매립지 연약지반이었으며, 마린시티 또한 '수영만 매립지'로 과거엔 바다였다. 

싱크홀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급격한 수위 변화'가 마린시티에서만 예외라는 법이 있냐는 게 주민들의 목소리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한국미디어연합이 마린시티(우2, 3동) 주민 5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우려되는 재난으로 '싱크홀'을 답한 주민은 73.0%에 달했다. 이어 싱크홀 발생에 대한 불안감에 대한 질문에 주민의 87.0%(500명)가 '매우 불안하다'고 응답했으며, 12.2%(70명)가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불안하지 않다'와 '전혀 불안하지 않다'는 응답은 0.8%(5명)에 불과했다.

싱크홀 현상이 발생했을 때 가장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상황 및 장소로는 40.9%(235명)가 '자녀의 등하교길'이라고 응답했다. '본인 또는 가족의 출퇴근길'이라는 응답은 35.3%(203명), '집'이라고 응답한 주민은 23.7%(136명)이었다. '직장'으로 답한 이는 2%(1명)에 불과했다. 당신도 싱크홀의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81.2%(467명)가 '매우 그렇다', 17.4%(100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매립지인 마린시티에도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83.7%(481명)가 '매우 그렇다', 15.3%(88명)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싱크홀 발생 우려에 대한 주관식 질문에 주민들은 "마린시티가 매립지인데, 지하 8층 짓는다는데 너무 안일한 생각인 것 같다", "태풍 지진 쓰나미는 기상예보로 알수 있지만 싱크홀은 대비가 불가능 하다", "매립지인 곳에 지하 깊숙히 공사하는 행위는 위험하며 다른 건물에도 시간지나면서 피해가 된다"는 등으로 답변했다.

해운대구의회 원영숙 의원은 지난 11일 열린 제28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발언으로 마린시티 싱크홀 발생 우려와 그에 대처하는 해운대구청과 구의회의 안일함에 대해 지적했다. 원영숙 의원은 "마린시티는 수영만 매립지로 연약 지반에 지하 8층까지 계획된 공사로 주민들은 심각한 안전 위협을 느끼고 있다. 주민 설문조사 결과 99%의 주민들이 싱크홀 발생과 지반 침하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지하 안전 평가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안전에 관한 증거를 요청했지만 시행사로부터 안전하다는 말밖에는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불안감 해소 없이 밀어붙이기 식의 개발이 강행되는 것은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마린원PFV는 마린시티 옛 홈플러스 부지에 지하 8층, 지상 51층 업무시설을 내년 착공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비에스디앤씨가 바로 옆 옛 갤러리아 부지에 지상 73층 초고층 실버타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하 8층 공사의 시행사 마린원PFV에 지하 8층 공사의 공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달라며 문의했으나 시행사 측은 '알려줄 의무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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