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프로야구 흥행 조짐에 '함박웃음'···"올해는 다르다"
모기업 쿠팡·CJ ENM '쩐의 전쟁' 양상···과감한 투자 '승부'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지난 4일 발표한 '2월 OTT 앱 월간 사용자 수(MAU)'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1345만명으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각각 684만명, 679만명으로 2, 3위를 차지했다.
토종 OTT에게는 너무 거대한 산인 넷플릭스를 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토종 OTT 1위'라는 자리에게 쿠팡플레이와 티빙 모두에게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를 노리기 위해 두 회사는 각각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 쿠팡플레이, 美 최대 콘텐츠 기업을 등에 업다
본 기획연재에서는 지난해 3월 30일 쿠팡플레이가 HBO 인기 드라마 '라스트 오브 어스'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OTT가이드] 쿠팡플레이라면 '라스트 오브 어스' 공개할 수 있을까?. 2024. 3. 30). 당시 쿠팡플레이는 박찬욱 감독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HBO 오리지널 드라마 '동조자'를 독점으로 공개했기 때문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드라마팬뿐 아니라 게임팬들의 궁금증까지 자아내게 한 작품이다. 그러나 HBO 드라마를 수급하던 웨이브가 더 이상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국내에서 HBO 드라마를 시청할 경로는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최근 쿠팡플레이가 HBO와 Max의 모기업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콘텐츠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HBO 드라마를 서비스하게 됐다. 이로써 쿠팡플레이는 21일부터 '라스트 오브 어스'와 '하우스 오브 드래곤', '화이트 로투스', '석세션', '유포리아' 등 HBO의 인기 드라마들을 국내에 선보인다.
앞서 언급된 작품 외에 HBO는 모기업 워너브라더스의 IP를 기반으로 한 스핀오프 드라마가 많은 만큼 이들 작품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공개한 '듄: 프로퍼시'는 드니 빌뇌브의 영화 '듄'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 드라마다. 시즌1 첫 화 공개 이후 시청자 수가 75% 증가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으며 시즌2 제작도 확정지었다.
또 '더 펭귄'은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하고 맷 리브스가 연출한 '더 배트맨' 속 빌런인 '펭귄'을 주인공으로 한 갱스터 드라마다.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DCEU)와 별개의 세계관인 이 작품은 공개 이후 미국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토마토 지수(평론가 점수) 95%, 팝콘 지수(관객 점수) 92%를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HBO의 인기 드라마 '석세션', '화이트 로투스'보다 많은 시청자수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 밖에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 보유한 '왕좌의 게임'이나 '체르노빌', '보드워크 엠파이어', '뉴스룸', '트루 디텍티브', '밴드오브브라더스' 등도 서비스될 것으로 보인다. 단 '트루 디텍티브'와 '밴드오브브라더스' 등 HBO의 일부 고전 드라마는 U+모바일tv에서 서비스 중이다.

◇ 티빙, 프로야구 시즌에는 넷플릭스도 안 무섭다
KBO가 지난 8일부터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시작한 가운데 벌써부터 티빙에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해 프로야구 모바일 독점중계로 큰 재미를 본 티빙은 올해도 프로야구 중계로 쏠쏠한 재미를 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에는 프로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중을 돌파한 가운데 올해는 시범경기에서부터 역대 최다 관중을 동원하며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프로야구가 큰 인기를 거둔 만큼 올해도 유입 인구가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더 큰 인기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티빙의 연간 매출은 프로야구 중계 효과로 전년 대비 33.4% 증가한 4353억원을 기록했다. 티빙은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 프로야구뿐 아니라 퓨처스리그까지 생중계하겠다고 밝혀 프로야구로 인한 가입자 유입은 전년 대비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퓨처스리그는 공식적으로 '2군 경기'지만, 야구팬들에게는 팀 내 유망주의 현재상태를 점검할 수 있어 관심을 모으는 리그다. 또 여기에는 상무야구단도 포함돼있어 군복무 중인 응원팀 선수의 현재 상태도 확인해볼 수 있다.
프로야구 중계에 더해 티빙은 올해도 관련 예능·다큐멘터리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티빙은 프로야구 관련 콘텐츠로 '퍼펙트 리그 2024'와 '야구대표자'를 공개한 바 있다. 티빙으로 유입된 프로야구팬들이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들로 재미를 본 만큼 올해도 비슷한 콘텐츠를 마련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티빙 내에서 운영 중인 애플TV플러스 브랜드관도 가입자 유입에 기여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11월부터 애플TV플러스 인기 드라마인 '세브란스'와 '파친코' 등을 선보이면서 가입자 유입을 이끌어냈다.

◇ 토종 OTT 1위 싸움···쿠팡 vs CJ의 '쩐의 전쟁'
토종 OTT 1위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결국 모기업인 쿠팡과 CJ ENM의 영향력에 달렸다. 온라인 커머스의 공룡인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와우회원과 연동을 통해 쿠팡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쿠팡플레이로 유입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플랫폼과 경쟁한다고 하지만, 3000만명이 넘는 사용자 수로 업계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쿠팡은 이 같은 영향력을 바탕으로 쿠팡플레이의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가족계획' 등을 선보였고 올해 '뉴토피아'를 선보이면서 화제성을 높여가고 있다.
CJ ENM은 올해 티빙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CJ ENM은 현지 파트너십 기반 일본·동남아·미국 시장 진출을 우선 추진하고 글로벌 유통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글로벌 진출, 상품 다양화, 라이브 서비스·숏폼 콘텐츠 등 가입자 성장과 이용률 확대 전략을 펼친다. 이를 통해 2027년 가입자 1500만명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또 웨이브와 합병도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만큼 올해 안에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티빙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중복 가입자 수는 30% 이내인 것으로 파악돼 실제 합병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프로야구 중계 계약기간도 2026년까지인 만큼 올해 안에 웨이브와 합병이 마무리된다면 상승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