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상호관세·정국불안' 겹악재···원·달러, 연고점 '가시권'
[주간환율전망] '상호관세·정국불안' 겹악재···원·달러, 연고점 '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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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 상호관세 부과 임박···경기둔화 우려 달러 '제자리'
이번주 美 PMI, 고용 등 비관적···파월 연설 후 방향성 탐색
예상밴드 1450~1480원···정국불안 속 연고점 돌파 가능성↑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1475.5원, 1월 10일 고가)에 근접했다. 미국 상호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탄핵선고 지연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내렸단 평가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3월 31일~4월 4일)은 1470원을 중심으로 상방압력이 우위를 보일 전망이다. 비관적인 미국 고용·경제지표에 달러 강세는 제한되겠지만, 정국 불안의 장기화로 당분간 1460원대 중반을 하회하긴 어려워 보인다. 연고점 돌파 역시 가시권에 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28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4.1원 오른 달러당 1470.6원에 개장, 장 초반 1472.2원까지 상승했다. 지난 2월 3일(1472.5원, 고가) 이후 약 두달 만에 최고치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핵심 재료는 상호관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2일부터 각국의 관세·비관세 장벽에 상응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대미 무역흑자가 큰 이른바 '더티15' 국가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며, 한국 역시 여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자동차와 철강 등에 대한 관세를 25% 인상한다고 밝힌 것도 원화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상호관세가 강달러 재료로 활용될지는 불분명하다. 물가 상승 및 무역분쟁을 통해 경기둔화 우려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선 전 보편관세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던 것과 달리 시행시점을 연기하거나 선별적으로 부과하는 등 협상카드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협상의 여지가 남았단 평가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재 달러인덱스는 103.7pt로 한달전인 지난 2월 28일과 비교해 4pt 넘게 하락했다. 

오히려 주요 경제지표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 1일과 3일 각각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가 예정됐다. 시장에서는 제조업 PMI가 49.6, 서비스업 PMI가 53.0으로 전월 대비 0.7p, 0.5p씩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제조업 PMI는 3개월 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고용지표 발표도 대거 예정됐다. 1일에는 2월 미 구인·이직 보고서가, 2일에는 3월 ADP 민간고용이 발표된다. 4일에는 3월 미국 비농업고용지표가 예정됐는데, 전월(15만1000명) 대비 1만2000명 줄어든 13만9000명으로 예상된다. 실업률도 전월과 같은 4.1%를 유지할 전망이다. 작년 고용 둔화는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긍정적 재료로 활용됐다면, 이번 고용 둔화는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부정적 쪽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는 4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상호관세 및 고용·경제지표 발표 후 진행되는 만큼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진단할 것으로 보여진다.

오히려 원화에 직접적 변수는 국내 정국 불안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계속 지연되며 경제주체들의 소비 및 경기심리가 비관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세리스크가 불거진 가운데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원화의 저평가 요인으로 지속 작용하고 있다. 향후 탄핵 선고 유무뿐만 아니라, 결정 이후 혼란이나 사회적 갈등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원화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종합하면 미국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시장내 경계심리가 불거지고 있다. 다만 선반영 측면과 협상 가능성, 이번주 예정된 미국 경기지표가 비관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달러 압력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반면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며 불거진 대내 불확실성은 뚜렷한 원화 저평가 요인이다. 탄핵선고 이후에도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라는 과제를 고려하면 당분간 원화 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주 예상밴드는 1460~1485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원 : 1450~1480원

4월 2일 미국 상호 관세 발효를 앞두고 글로벌 시장의 경계심리가 고조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 ISM 지수와 고용 등 굵직한 경제지표가 예정돼 장중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연준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경제지표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국내요인으로는 탄핵심판 지연 등 정국 불안 지속이 원화에 약세 압력을 가하는 중이다. 원화에 부정적 이벤트 발생시, 연고점을 상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 : 1450~1500원

이벤트가 많아 변동성이 커질 여지도 크다. 당장 상호관세가 예정됐고, 탄핵심판 선고 지연이나 공매도 재개 등 여러 가지가 맞물렸다.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을 때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다만 달러와 원화가 디커플링되는 이유는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장기화되면서다. 작년 말부터 불확실성이 내부적으로 커졌고, 내수경기도 좋지 못하다. 이런 가운데 정책이 적극적으로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다보니 원화가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완화될 경우 원화 강세 트리거가 될 수 있지만, 현재까진 약세 쪽 요인이 커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 1440~1500원

금융시장이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를 대형 악재로 인식할지, 혹은 불확실성 해소로 판단할지에 따라 달러화 흐름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것이다. 다만 자동차 관세 25% 등 상호관세 악재가 이미 가시화되었다는 측면에서 급격한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4일 예정된 파월의장 연설에서 상호관세 시행에 따른 미국 경제 영향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달러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로 국내 성장률 전망치의 추가 하향 조정과 CDS 프리미엄 상승세는 원화에 부담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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