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제작비 30배 '대박', 그러나 그 이면
'워낭소리' 제작비 30배 '대박', 그러나 그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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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개봉 37일 만에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한국 독립영화사를 새로 썼던 '워낭소리'(감독 이충렬)가 그로부터 9일 만에 200만 명도 훌쩍 넘어섰다. '워낭소리'는 흥행 대성공으로 제작비의 3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한마디로 '대박'이다. 극심한 불경기속에 독립영화로 이룬 성과여서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워낭소리'는 약 124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 영화의 통상적인 부율(극장과 배급사의 수익 배분 비율)인 5대5를 적용한다면 제작사와 배급사의 몫은 매출의 절반인 60억원 정도다. 순수 제작비와 배급비용을 합해 2억원이 이 영화에 투입된 전체 비용. 30배의 수익을 낸 셈이다.

하지만, '워낭소리'가 영화산업 및 영화정책에 던진 메시지가 더 큰 성과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 

메이저 제작사나 배급사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채 7개관에서 개봉한 '워낭소리'는 영화 자체의 힘만으로 성공을 거뒀다. 스타도 없었고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지도 못했지만, 영화에 감동받은 관객들의 입소문만으로 일군 쾌거다. 큰 영화만 살아남는다는 영화시장의 '상식'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하지만, 성공이 과했던가? 아니면, 독립영화라서 일까?

성공의 이면에는 이충렬 감독 등 제작진의 고뇌도 적지 않다. 영화 관계자들은 100만명 돌파 이후 "로또 맞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전화나 이메일, 쪽지가 매일 온다"며 "할아버지와 가족들에게 누를 끼쳤을까 우려에 밤잠도 설칠 정도"라고, 그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뒤 수상의 기쁨을 만끽하기보다는 "본의 아니게 할아버지 자제들을 불효자로 만들어 죄송하다"며 수상소감을 사과의 말로 대신해야 했다.

지난달 '워낭소리'를 관람한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한 뒤 일부에게서 "'워낭소리'가 정치인들의 들러리를 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까지 받았다고 한다.

뿐만이 아니다. 경상북도가 이번 달부터 운영하는 '주말테마여행'에 '워낭소리' 촬영지를 끼워 넣으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경상북도 홈페이지에는 노부부의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며 촬영지 관광상품화 계획을 철회하라는 항의성 글이 대부분이다.

'워낭소리'라는 독립영화 한편의 성공이 한국영화산업 전체의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도 남긴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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