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강만수급' 연봉인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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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공기업 연봉삭감 주도한 강 회장인데.."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역시 실세는 격이 다르다. '장관급'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장이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으로 취임하자 '격에 맞는 연봉'이 화두로 부상했다.

'강만수급 연봉'을 공론화 시킨 곳은 금융위원회.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강 회장 임명 제청 직후 "산은지주 회장은 비즈니스 성격상 일반 금융지주 회장과 유사하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봉을 인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산업은행장의 연봉은 당초 7억원이 넘었다. 그 연봉을 현 수준으로 낮춘 당사자가 공교롭게 연봉인상 논란의 중심에 선 강 회장이다. 이 때문에 그가 취임하자마자 금융당국이 팔걷고 나서서 연봉인상을 공론화 시키고 있는데 대해 주위의 시선이 달가울리 없다. 현 정부 출범 직후 당시 강만수 초대 경제수장은 금융권 임금 삭감을 주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삼고초려(?) 끝에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한 계단 내려오는 결정을 한 강 회장에 대한 예우일수도 있다. 또 김 위원장이 밝힌대로 "일반 금융지주 회장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형평성을 맞춰야 할 필요도 있다. 민유성 회장때와 강만수 회장때가 업무성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이번 논란에 대해 금융권은 공공성이 강한 국책 금융기관장과 시중 금융지주사 CEO를 같이 비교하는것 자체가 무리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산은금융의 총자산 기준 덩치가 민간 금융지주의 절반 정도인 점도 연봉 인상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민 회장에서 강 회장으로 바뀌었다고 산은지주 최고경영자의 업무가 크게 바뀌는 것이냐"며 "공기업 CEO 연봉을 낮춘 당사자가 산은지주 회장직을 맡으면서 연봉을 올린다면 누가 곱게 바라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연봉인상 결정 후에는 몇년 간 살펴본 결과 연봉 인상이 더 합당한 것 같다고 둘러댈 거냐"고 꼬집었다.

심지어 다시  '신의 직장 부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하고 싶은 일은 마음껏 하면서 높은 급여까지 받는 곳을 두고 신의 직장이라고 부른다"며 "민 전 회장과 달리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산은 민영화를 비롯한 경영전반에 대한 막강한 실권을 행사할 강 회장이 높은 연봉까지 받게 되면 그게 바로 '신의 직장'이 되는 것"이라고 비아냥 댔다. 그는 이어 "기업은행장의 업무강도가 산업은행에 비해 되레 훨씬 더 높다"고 부연했다.

반면 기업은행장 등 다른 공기업 CEO와 산은 직원들은 '강 회장급 연봉 인상효과'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강 회장의 연봉이 높아지면 다른 공기업 CEO들의 연봉도 덩달아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산은 직원들의 연봉 인상 요구를 가로막을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은 2009년 기본급(1억6000만원)과 성과급을 합쳐 약 4억6000만원을 받았다. 민간 금융지주 최고경영자들의 절반 수준이다.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과 신상훈 사장은 2009년 각각 10억5000여만원의 연봉을 받았고 KB금융 등기이사의 연봉은 평균 10억원 가량이다.

따라서 강 회장의 연봉이 인상될 경우 5억원에 못 미치는 현 수준보다는 높고 10억원의 민간 금융지주 CEO급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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