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저가 경쟁에 고유가까지…'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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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달러 오르면 "180억원 이익감소"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전성시대는 끝났을까.

요즘 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내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이 여객시장에 들어오기 전만 해도 대한한공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국내 여객 수요를 사실상 독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아시아나 뿐만 아니라 제주, 이스타항공 및 진에어 등 국내 국적기들이 여객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대한항공의 입지는 좁아졌다.

작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된 과징금이 대한항공의 입지를 말해준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6년부터 4년간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저가항공사들의 영업활동을 방해한 불공정행위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놓고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대다수의 긍정적인 전망과 소수의 부정적인 전망이 그것인데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케 한다.

몸집이 큰 증권사는 대한한공에 대한 주가 전망을 대체로 밝게 내놓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단, 공통된 가정으로 손꼽는 것은 유가에 대한 불확실성 문제다. 유가가 안정되지 못하면 목표주가나 실적전망치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이유가 그것이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180억원(세전) 이익이 감소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20일 기준 국제유가는 전거래일 대비 상승했다. 두바이, 브렌트, 서부텍사스유 등은 전거래일 대비 각각 1.9달러, 2.73달러, 3.15달러 상승한 115.6달러, 124.05달러, 111.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초 불안한 유가 탓에 1분기 실적을 놓고선 증권사들도 일관된 전망을 내놨다.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감소할 것이란 것이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유류비 상승부담으로 상반기 영업실적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조병희 키운증권 연구원 역시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2% 줄어든 1382억원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두 연구원 모두 대한항공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일본 지진에 따른 국제 여객 충격이 계속되겠지만 원화 강세와 경기 회복 지속에 따른 대체 여행지로의 수요 증가가 2분기 말부터 기대된다는 점 때문이다.

반면 투자 자문사 등에선 대한항공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업계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원가를 전가시키지 못하는 특성상 대한한공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하락하고는 있지만 유가상승 부분에 대한 우려감이 주가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류할증료를 통해 일부 유가상승 분을 커버하고는 있지만 당분간(유가상승 우려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기 전까지)은 시장대비 좋은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거래일 대비 1100원(1.73%) 떨어진 6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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