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재무개선약정 탈출 '기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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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줄줄이 적자기록 '곤혹'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동부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이에 동부그룹이 올해에도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동부화재만 '이름값'…"동부제철 우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지난 2010년 매출액은 20조235억원이었으며 지난해 사측 예상 매출액 역시 23조원이다. 동부그룹의 캐쉬카우는 동부화재, 동부제철로 지난 2010년 기준 그룹 계열사 중 동부화재가 7조1137억원, 동부제철이 3조6642억원으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동부생명(1조9086억원) 동부건설(1조5897억원), 동부증권(1조375억원) 순이다.

3월결산법인인  동부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000억원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견조한 펀더멘털을 지녔다는 데에 전문가들의 이견은 없다.

문제는 타 계열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부제철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8997억원, 영업이익은 103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은 2253억원을 나타냈다. 철강 경기 부진과 과도한 투자 탓이다. 차입금 해소를 위해 회사채 발행에도 나섰지만 '흥행'이 쉽지 않았다.

동부건설 역시 건설경기 악화로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4173억원이었지만 당기순손실과 영업손실은 각각 1806억원, 1514억원을 기록했다. 동부하이텍 역시 5343억원 규모의 매출액은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400억원, 당기순손실은 906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동부증권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대비 50 %이상 급감했다. 

다만 동부CNI가 지난해 49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147억6000만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한 게 긍정적이다. 오는 2013년 상장을 위해 지난 2010년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 동부생명은 대외여건을 고려해 상장시기를 보수적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실 동부그룹이 좋지 않았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며 "계속 늦어지는 거고 수순 자체가 그런데 차입급이 크게 줄지 않고 있으며 특히 철강산업 부진으로 타격이 큰 동부제철이 가장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재무구조개선약정 탈출 힘들 듯"

동부그룹은 지난해 금호아시아나, 한진, 대한선전, 성동조선해양, SPP 등과 함께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최근 자구 노력에도 불구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전년보다 오히려 악화됐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이란 금융권 채무가 많은 계열사의 경우 구조조정을 위해 채권단과 그룹간에 맺는 약정이다. 동부그룹의 경우 지난 2008년부터 3년 기한 재무 약정을 맺었다.

공정거래위원회의와 SK증권 등에 따르면 동부의 지난 2009년 매출액은 15조488억원, 부채비율은 439.1%였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은 17조234억원으로 늘었지만 부채비율은 430.3% 로 제자리 걸음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0조원 대로 늘었지만 부채비율 역시 500%를 넘기며 3년 평균 비율은 457.3%로 올라섰다.

이수정 SK증권 연구원은 "3년 수익성 재무안정성 모두 전년 대비 악화됐고 부채비율도 3년 연속 300% 이상돼 이번에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동부그룹의 재무 안정성의 열쇠는 '동부하이텍'이라고 지적한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4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3600억원에 비해서는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고 부채총계도 감소세다.

이에 이선태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영업적자, 취약한 재무구조 등 지난 10여년간 악순환 구조가 올해로 마무리 되면서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 2009년 1.4조원에 달하던 순차입금은 동부한농, 동부메탈 지분 매각으로 지난해말 0.6조원으로 줄였고 향후 동부메탈 잔여지분 31.3%까지 매각하면 0.3조원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원 판단이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 역시 "'아날로그'의 수익이 단기간에 커지기는 힘들다"면서도 "차입금도 1.5조원에서 7000억원대로 줄고 진행되는 수순도 나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단, 그룹 재무구조 개선의 또다른 방편인 지주회사 설립의 경우 상황이 녹록치 않다. 동부CNIS는 동부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서 향후 후계구도의 구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6일 차입금 상환을 위해 646억원 규모의 대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 마무리되는 시한에 따라 그만큼 지주사 설립이 늦춰질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특히 얽혀있는 지분관계와 실적 악화가 최대 걸림돌이다. 지주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회사간 지분관계를 끊고 지주회사 자회사의 충족된 지분비율을 맞춰야 한다. 동부제철이 가진 지분 구조를 끊기 위해서는 그룹 차원의 자금이 마련돼야 하지만 여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까지 확인된 것은 지난해 12월 동부CNI가 산 지분 20% 정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동부그룹을 보면 동부메탈 신용등급 BBB+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BBB등급을 받고 있다는 걸로 요약이 된다"며 "하루아침에 망기질 그룹은 아니지만 실적 부진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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