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外人 선물 매수 '일시적'…1700까지 추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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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 우려로 매도세 이어질 것"

[서울파이낸스 최재연기자] 지난주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오랫만에 2000계약 이상 매수하며 '바닥 확인'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했다. 그러나 업계는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규모가 제한적이며 오히려 국내 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중국발 악재로 3거래일만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1187억원을, 선물시장에서 1363억원을 동반 매도해 조정을 주도했다. 이에 지난주부터 전일까지 이어진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기조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는 그간 외국인의 매도포지션이 다소 과도했다는 판단 하에 이뤄진 '숨고르기'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베이시스의 개선이 두드러지지 않아 탄력적인 매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증시가 정책은 물론 펀더멘털 측면에서 매력도가 낮기 때문이라는 게 최 연구원의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일본이 확실한 경기 부양책으로 엔저와 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추경은 그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로 한국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엔저에 따른 환율 피해를 극복할 만큼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는 판단 역시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들의 매도 기조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근거한 것이라면 증시는 향후 저점을 찍고도 추가적인 매도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증권업계는 이 경우 지수가 지난 2011년과 같이 1700선까지 추락하는 등 국내 증시가 장기간 거대한 박스권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례적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상황의 불확실성 키우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현재 시점을 저가 매수 기회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구조적 변화의 서막인지 섣부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과거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 사이클에 비추어 현재 저점 부근에 위치한 지수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그럼에도 반등이 기술적인 움직임에 불과하며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일시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심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의 순매도세 둔화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반등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연금이나 투신 쪽이 매수를 안하고 있는 것이 향후 지수가 더욱 떨어질 것을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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