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햄버거빵 시장 진출…중소업체 '부글'
롯데제과, 햄버거빵 시장 진출…중소업체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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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롯데리아 햄버거빵 직접 생산
"골목상권 침해" vs "법적 문제 없어"

[서울파이낸스 남라다기자] 롯데제과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인 햄버거빵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중소업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소업체로 구성된 한국제과제빵공업협회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대기업의 골목상권 빼앗기'"라며 비판한 반면, 롯데제과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햄버거빵 제조 설비를 들여와 수원공장에 설치하고 있으며, 이달 중으로 생산설비 설치를 마무리 짓고 이르면 11월부터는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제과의 수원공장의 햄버거빵 최대 생산량은 연간 1억4000만개다. 이는 계열사인 롯데리아 수요의 절반 수준인 동시에 롯데리아의 기존 공급처인 SPC그룹의 삼립식품에서 조달받던 전체 물량의 50%에 달한다. 이에 따라 롯데리아는 앞으로 삼립식품과 롯데제과에서 각각 햄버거빵을 공급받게 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한국제과제빵공업협회는 롯데의 독자적인 햄버거빵 시장 진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가 문제를 삼고 있는 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인 햄버거빵 업종에 대한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 안에 '대기업 신규진입 자제' 항목을 포함되지 않은 것을 염두에 둔 '꼼수 진출'이라는 것이다.

동반위 권고에는 대기업의 신규 진입 자제 항목이 없고 되레 '기타 대형 유통망 및 기존 프랜차이즈 공급 등은 대기업이 담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점을 악용해  중소업체 시장을 잠식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롯데가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중소업체들의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햄버거빵 시장 규모는 1000억원으로, 전체 빵 시장의 5%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롯데제과가 햄버거빵을 생산하게 되면 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햄버거빵 시장의 4분의 1 수준이다.

협회 관계자는 "햄버거 시장 매출이 웰빙 바람으로 매년 줄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롯데가 전체 시장의 25% 매출을 잠식하게 되면 중소업체들은 경영난을 겪게 될 게 뻔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중소기업 측은 롯데제과의 이중적인 상생 태도에도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동반위 중재로 진행된 상생협의에서 신규공장설비를 할 의향이 없다고 조합 측을 안심시켜놓고 신규 공장설비를 추진해왔다"며 "이중적인 태도로 협상을 진행해온 만큼 롯데가 시설 전체를 중소업계에 넘기든지, 중소업계와 공동투자를 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롯데제과 측은 "동반위 권고 등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합법적인 시장 진출"이라며 "롯데리아를 제외한 다른 곳으로 햄버거빵 납품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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