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옵션 매수 예탁금 사실상 폐지
지수 옵션 매수 예탁금 사실상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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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이후 증권사 자율에 맡겨 차등적용 방침
앞으로 주가지수 옵션의 매수 거래만 할 때는 증거금 기준의 예탁금을 예치하지 않아도 거래가 가능할 전망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가지수 옵션 매수의 고객예탁금을 증권사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빠르면 3분기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는 투자자들이 주가지수 선물이나 옵션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최소 1,500만원의 증거금을 예탁해야만 거래가 가능하다. 이는 투자와 반대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일 경우 계약불이행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주가지수 옵션 매수거래의 경우에는 투자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면 옵션을 포기하면 되기 때문에 계약불이행의 위험이 없고 또 투자자들도 이에 따른 리스크가 없다. 매수자의 경우 주가지수와 차이만큼의 매수 프리미엄만 제공하면 된다.

현재 선물회사에서 거래가 가능한 국내 국채 및 통화선물 옵션의 경우에도 이런 이유로 옵션 매수 거래만 하는 경우에는 증거금 예탁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지수 옵션 매수만 거래하는 경우에 한해 증거금 개념의 예탁금 존치 여부를 증권사 자율에 맡기는 방향으로 검토돼 왔다.

증권업협회는 지난해 일부 증권사와 함께 TF팀을 구성, 지난해 말 구체적인 안을 마련했다. 증권업협회는 이미 재경부 등 금융당국에 보고까지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이 기준안에는 주가지수 옵션 매수만 거래하는 투자자에 대한 예탁금 수준을 각 증권사에서 자율적으로 판단,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차등화해서 적용하도록 했다. 각 증권사는 고객에 대한 DB를 만들어 고객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증권업협회 등에서 교육받은 투자자나 선물상담 자격증 등을 보유한 고객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주고 최우수 등급을 받은 고객에 대해서는 예탁금 없이 거래가 가능하도록 할 수도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가지수옵션 매수의 경우에는 리스크가 전혀 없기 때문에 굳이 일정 수준의 예탁금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예탁금은 고객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선물 및 옵션의 경우 거래증거금 이상이 되면 출금이 가능하며 이익을 보지 못하면 출금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하지만 옵션 매수의 경우에는 리스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포지션을 모두 정리할 때까지 출금을 하지 못해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처럼 예탁금을 폐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지난해 말에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행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옵션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선물과 옵션에 대해 투기라는 인식이 깊게 깔려 있어 정치권 일부에서는 거꾸로 증거금률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 조차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인 만큼 증권업계는 물론 금융당국에서도 옵션에 대한 증거금 폐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옵션과 선물이 투기적 성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또한 시장의 발전을 꾀하는 요인 중 하나”라며 “주가지수선물 시장이 세계 5대 시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규모에 맞는 글로벌 룰을 빨리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wscorpio@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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