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LIG투자證 연내 매각 가능할까
KB손보, LIG투자證 연내 매각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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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대우證 인수전 앞두고 잰걸음
노조 반발 및 매각대금 등 불확실성 커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KB손해보험이 자회사인 LIG투자증권 매각을 연내 완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KB금융지주의 KDB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되지만, 매각대금의 불확실성 및 LIG투자증권 노조의 반발 등은 넘어야할 산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KB손해보험은 LIG투자증권의 재매각 관련한 내용으로 이사회를 개최했지만 매각공고는 아직 내지 않은 상황이다. KB금융그룹은 KB손해보험의 자회사이자 KB금융지주의 손자회사인 LIG투자증권의 지분 82.35%를 팔기로 하고, 매각주관사 선정 등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매각실사를 마무리짓고 있는 단계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매각자문사와 주관사 선정을 위해 티저레터를 보낸 상황으로 올해 안에 딜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말 KB손해보험은 LIG손해보험과 합병하면서 자회사로 LIG투자증권을 두게 됐지만, KB금융 계열사인 KB투자증권과 합병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매각 추진에 나섰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과 보험업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로 보험회사를 둘 경우, 보험업과 관련이 없는 손자회사를 둘 수 없는 만큼 2년 내에 재매각하거나 KB투자증권과 합병해야 한다.

하지만 LIG투자증권 재매각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사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LIG투자증권 노조 측이 재매각에 반대하며 KB손해보험에 대화를 요청한 상태지만,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KB손해보험 측은 LIG투자증권 노조가 요구하는 고용 승계 등에 대해선 LIG투자증권과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미루고 있다. 때문에 향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 1500억원대로 추산되는 LIG투자증권의 인수대금도 매각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리딩투자증권 인수전이 머큐리-키스톤 컨소시엄, AJ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케이프 인베스트먼트 등 사모펀드(PEF) 3곳으로 압축된 가운데 인수가격은 4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 사모펀드가 증권업 라이센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1500억원대의 인수대금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KB손해보험이 LIG투자증권의 연내 매각을 못 박은 데에는 KB금융그룹이 대우증권 인수에 나서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KB금융그룹은 KDB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자문사 선정작업에 돌입, 다음달 초 인수주간사를 선정한다. 빠른 시일 내 LIG투자증권을 매각해야 KB금융그룹이 향후 대우증권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을 때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LIG투자증권의 연내 매각이 불발되더라도 KB금융이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드는 데에는 법적 결격 사유는 없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법령상으로 손자회사인 증권사를 매각하지 않더라도 2개 증권사를 보유하는 데에는 결격사유가 없다"며 "다만 LIG투자증권을 팔지 못한 상태로 KB금융그룹의 대우증권 인수가 확정된다면 두 증권사를 합병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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