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액체상태 '소금물 개천'…"외계생명 존재 가능성"
화성에 액체상태 '소금물 개천'…"외계생명 존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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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화성에 액체 상태의 '소금물 개천'이 흐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발견됐다. 이는 화성에 외계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과 함께 앞으로 인간이 화성에서 살 수 있게 될 가능성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화성 표면에 흐르는 물이 존재했던 흔적이 있다는 점은 2000년에, 얼음 형태로 물이 존재한다는 점은 2008년에 각각 밝혀졌다. 하지만 액체 상태의 물이 지금도 흐른다는 증거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현지시간 28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29일 0시 30분) 워싱턴 D.C.의 본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29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NASA의 발표내용에 따르면, 화성 표면에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일부 지역에서는 계절에 따라 어두운 경사면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 이같은 지형인 RSL(Recurring Slope Lineae)가 여름이면 나타났다가 겨울이 되면 사라진다.

폭은 5m 내외, 길이는 100m 내외인 가느다란 줄 형태이며 영하 23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생겼다가 그 아래로 온도가 내려가면 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RSL에 관해서는 염류를 포함한 물이 화성의 땅에서 새어 나오면서 이것이 흘러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었으나 그간 증거를 찾지 못했다. 이번에 과학자들이 RSL이 관측되는 4개 지역의 스펙트럼을 관측해 RSL이 염화나트륨이나 염화마그네슘 등 염류와 과염소산염을 포함한 물이 흐르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 이는 2006년부터 화성 주변을 도는 관측 장비들이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결론이다.

화성에 '소금물 개천'이 흐르는 이유는 지구의 대도시들이 눈이 오면 길을 녹이려고 염화칼슘을 뿌리는 것과 똑같은 과학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다.

화성의 온도가 낮기 때문에 그냥 순수한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기는 어렵다. 가끔 섭씨 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없지 않으나 대부분의 기간과 지역은 섭씨 0도 이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에 나트륨이나 마그네슘 등 염류가 녹으면 이른바 '어는점 내림'에 따라 어는점이 내려가고, 따라서 화성의 낮은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를 수 있게 된다.

화성에는 오래전에 바다가 있었으나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기후 변화로 표면에서 물이 대부분 사라졌다.

NASA 우주 탐사계획국 차장인 존 그런스펠드는 "우리의 화성 탐사는 우주의 생명체를 찾아 '물을 따라가는 것'이었는데, 이제 우리가 오래 의심해 왔던 바가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입증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중요한 진전"이라며 "소금물이긴 하지만 물이 화성의 표면에 오늘도 흐르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은 "물은 우리가 아는 생명에 필수적"이라며 "오늘날 화성에 액체 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천체생물학적, 지질학적, 수리학적 함의가 있으며 미래의 인간 탐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물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앞으로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 NASA의 설명이다. 땅에서 흘러나오는 것일 수도 있고, 염류가 주변의 습기를 빨아들여 스스로 녹는 조해성을 갖고 있어서 생기는 현상일 수도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NASA 본부 행성과학국장 짐 그린, NASA 본부 화성 탐사 프로옌드라 오이하, 캘리포니아주 모펫 필드에 있는 NASA 에이미스 연구소 연구원등이 참여했다. GIT 대학원생으로 재학 중인 메리 베스 빌헬름, 투산 소재 애리조나대(UA)의 고해상도 이미징 과학 연구(HiRISE)팀 연구책임자 앨프리드 매큐언 등도 동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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