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분기 성적표, ELS에 '울고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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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20개 증권사의 3분기 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정리=고은빛기자)

대형사들 전반적 부진…메리츠·동부證 등 '선전'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지난 3분기 국내 대형증권사들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국내 20개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72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 소폭 감소하면서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당기순이익도 6164억원으로 11.69%나 줄었다.

특히 대형증권사들의 성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3분기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3곳이 9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나금융투자는 연결대상회사의 워든원의 지분법 관련 손익으로 영업손실 220억1700만원을 기록했다. 별도 손익계산서 상으로는 영업이익 303억3205만원을 거뒀다. GP로 투자하고 있는 PEF 자회사인 워든원에 대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한 79%에 해당하는 손익 약 510억원이 영업비용으로 분류돼 영업이익에서 제외된 데 따른 것이다.

전체 증권사 중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 708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메리츠종금증권의 과감한 점포 전략과 경쟁력을 강화한 인력 구조 등 강점을 기반으로 거둔 성과로 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연환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7%로 타 증권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동부증권이 지난 3분기 영업이익 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배 넘게 증가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76억원으로 177.78%나 대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파생상품평가 및 거래이익이 3289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고, 수수료수익이 43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데 따른 효과를 본 셈이다. 교보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영업이익이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대형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3분기 실적에 대해 명암이 엇갈리는 데에는 ELS 이슈가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ELS의 주요 기초 자산인 HSCEI 지수 등이 급락하면서 운용 손실을 기록한 것이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라며 "상대적으로 ELS 익스포저가 크지 않은 중형사(키움, 메리츠, 대신 등)의 실적 선방이 돋보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4분기에는 지난해와 비교해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3분기 증권사의 골칫거리였던 ELS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수탁수수료, WM, 판관비 개선을 통한 높아진 경상이익 체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부양을 위한 자본시장 활용 당위성 증대는 높은 거래대금 수준을 지속시킬 것"이라며 "중국 SDR 편입 등에 따른 12월 항셍지수 회복을 가정할 시 ELS 평가이익 발생을 통한 추가 이익개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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