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후폭풍 우려 점증…신흥국 운명은?
美 금리인상 후폭풍 우려 점증…신흥국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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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 및 대응' 세미나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 지난 1982년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제금리 인상으로 남미국가의 외채상환부담이 가중되면서 외채위기가 발생했다. 이후 1994년과 1997년 미국이 또 한차례 금리를 인상하자 엔화의 절하 등으로 아시아 국가의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위기가 확산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미국 금리인상 및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에 따른 금융기관 부실화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12일 한국국제금융학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과 대응'이라는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미국 정책금리 인상시기를 전후해 신흥국에서 위기가 빈번히 발생했던 사례들이 속속 소개됐다. 다만 달러화 가치에 대해 소폭으로나마 절상될 가능성은 있으나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은 "미국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제기 이후 미 달러화는 강세로, 반면 신흥국 통화는 약세로 빠르게 진행됐으나 최근에는 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3월 미국 옐런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QE)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미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이후 미국 달러화는 25% 가량 빠르게 강세를 보인 반면 대다수의 신흥국 통화는 22% 가량 큰 폭의 약세를 시현하며 환율전쟁이 촉발됐다.

다만, 지난해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행된 이후에는 달러화가 오히려 약세로 반전하면서 향후 신흥국 환율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이 실장은 "미국 금리인상이 시행된 이후부터 최근 3월말까지 미 달러화지수는 3.1% 절하된 반면, 신흥국 통화는 3.2% 절상됐다"며 "국별로 봐도 아르헨티나처럼 고정 환율을 시행하는 예외적인 국가를 제외하고 남미 및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치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행 이후 미달러화의 강세가 지속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다, 인상 속도 역시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다만 유럽과 일본의 양적완화 지속, 중국 등 신흥국 경기부진 지속과 원자재 가격의 완만한 회복 예상 등은 여전히 신흥국 통화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에 따르면 향후 3년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연 평균 2.8%로 추정돼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중국 등 신흥국의 경우 성장률의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져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에 국제유가의 약세 지속으로 신흥국 경기부진 및 수요둔화를 지속시켜 향후에도 국제 원자재가격이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김 실장은 "이런 점을 비춰볼 때 향후 신흥국 통화는 미국 금리인상 이후 소폭 절상될 가능성은 있으나, 그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또 일부 국가의 경우 외환시장압력지수가 과거 평균에서 벗어나 향후 신흥국 통화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잠재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화의 경우에는 국제수지 흑자 등에 따른 강세요인과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약세 요인들이 병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향후 원화환율은 중국 금융불안 등 예상치 못한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증폭되지 않는 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외환공급우위로 하락압력이 증가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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