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노조, 조양호 회장에게 '고용 승계' 촉구
한진해운 노조, 조양호 회장에게 '고용 승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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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해운 육원노동조합은 20일 오후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육상직원 100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사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황준익 기자)

"실사 보고 전 정리해고 사실상 청산 절차"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조양호 회장의 말 한 마디면 되는데…"

한진해운 노조가 사측이 일방적인 정리해고를 예고하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책임을 촉구했다.

한진해운 육원노동조합은 20일 오후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육상직원 100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사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장승환 육원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정리해고를 얘기할 때 아니다"며 "한진해운을 살리려고 정리해고를 하는 것인지 청산하려고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진해운은 다음달 초 육상직원 700여명 중 300여명만 남기고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장 위원장은 "실사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한진해운을 청산하겠다는 것"이라며 "인수합병(M&A)하는 회사에서 직원들을 선별해 갈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양호 회장이 '직원들을 살리겠다'는 말 한마디면 된다"며 한진그룹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육원노조는 지난 18일 '한진해운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대주주 책임 분담 요청'이라는 공문을 조 회장 앞으로 보냈다. 공문에는 "직원들의 신변에 대해 그룹사로의 고용승계가 이뤄지도록 즉각적인 검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실사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정리해고를 예고하면서 이대로 청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매각공고를 낸 아시아·미주 노선 등에 대한 자산 매각까지 이뤄지면 사실상 한진해운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한진해운이 남기겠다고 밝힌 300여명은 아시아·미주노선과 관련된 인력이다. 타 선사의 인수로 이 인력마저 넘어가게 되면 한진해운에 남아있는 인력과 자산 등은 사라지는 것이다. '청산이냐 회생이냐'가 결정될 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 결과는 무의미해졌다는 분석이다.

육원노조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M&A되면 30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을 정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것"이라며 "지금의 행태가 청산 아니면 무엇을 의미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진해운은 정리해고를 할게 아니라 타 선사들에게 '우리 직원들을 데려가 달라'고 세일즈를 펼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를 위해 현대상선은 검토에 들어갔다.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중견선사들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진해운 자산 인수를 놓고 고심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등 국내 선사들의 인수 가능성이 나오지만 만약 인수할 여력이 있다면 그 자금을 한진해운에 지원하는 게 맞다"며 "한진해운의 정리해고로 청산은 기정사실화"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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