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우여곡절 끝' 김도진 기업은행장 내정…의미·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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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내부출신 배출' 다행…노조와의 관계 개선 부담

▲ 사진=IBK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이 차기 IBK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 이로써 IBK기업은행으로서는 조준희 전 행장, 권선주 현 행장에 이어 세번째 내부 출신 은행장을 맞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3일 김도진 부행장을 IBK기업은행장 단독 후보로 임명 제청했다.

금융위는 "김 내정자가 IBK기업은행에 오랫동안 재직해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가능하다"며 "뛰어난 대외협력 능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금융의 기반이 되는 국책은행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봤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차기 IBK기업은행장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적지 않았다. 한때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유력한 행장 후보로 거론되며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가, 탄핵 정국에 들어서면서 다시 내부 출신이 등용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최근 들어서는 '청피아(청와대+마피아)'는 아니더라도 '관피아(관료+마피아)'가 내려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정부 실세 개입설'과 '부정 청탁설'도 제기됐다.

금융위는 권 현 행장의 연임, 관료 출신 선임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으나, 탄핵 정국을 고려해 내부에서 새 행장을 발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의성 출신인 김 내정자는 1959년생으로, 대륜고와 단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IBK기업은행에 입행했다. 30년 이상 IBK기업은행에 근무하며 업무 전반을 담당해본 경험이 있어, 영업현장 뿐만 아니라 조직관리와 경영전략을 폭넓게 소화한다는 평이다. 실제 김 내정자는 경영전략그룹장, 본부기업금융센터장, 남중·남부지역본부장, 카드마케팅부장, 전략기획부장 등 은행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금융위는 "기관장으로서 필요한 경험과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며 "은행에 오랫동안 재직해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가능하며, 뛰어난 대외협력 능력과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금융의 기반이 되는 국책은행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IBK기업은행 노조가 제기한 각종 인사 의혹의 중심에 김 내정자도 있었던 만큼, 김 내정자로서는 노조와의 관계 회복과 의혹 해소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앞서 노조는 김 내정자가 인사 로비를 목적으로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친박 인사인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회동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와 사측은 이같은 노조의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노조는 여전히 반발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금융공공기관인 IBK기업은행의 경우 당국의 주도 아래 내년부터 성과연봉제 도입을 계획하고 있어, 본격적인 제도 적용에 앞서 노조와의 원만한 대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노조는 앞서 사측이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키로 한 것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에 본안소송 및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다.

IBK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상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부득이한 경우 최소한의 공공기관장 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만큼 황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이 황 권한대행의 인사권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도 낙하산 인사가 아니어서 노조와의 갈등만 해소할 수 있다면 굳이 이번 인사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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