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中企 동반자 역할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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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중심 해외영토 확장"

▲ 사진=IBK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기자] 취임 100일차를 맞은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사진)이 중소기업의 성장단계별 애로사항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동반자 금융'을 새롭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김 행장은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시아 중기금융 리딩뱅크를 지향하는 중장기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취임 당시부터 중소기업 금융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던 김 행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첫번째 중장기 핵심 과제로 '중소기업 금융시장 리더십 강화'를 꼽았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과 저성장·저고용의 뉴노멀 시대에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해법으로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며 "과거의 자금 공급자, 금융 조력자 역할에서 한단계 나아가 기업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성공을 견인하는 동반자 금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반자 금융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금융파트너, IBK'라는 IBK기업은행 비전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성장금융(Scale-up), 재도약금융(Level-up), 선순환금융(Cycle-up) 등 3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우선 성장금융은 기술력 있는 창업기업의 데스밸리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투자, 컨설팅, 멘토링을 포함한 종합적인 현장밀착형 보육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벤처 생태계의 글로벌 리딩뱅크로 평가받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엑셀러레이터로 칭하는 창업촉진 전문기관과의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멘토링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재도약금융을 통해 글로벌 진출, 우수인재 확보하고, 중소기업의 본격적인 성장과 재도약을 지원한다.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해 원활한 해외사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이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은행 유휴시설을 중소기업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복지 인프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선순환 금융은 성장단계별로 발생하는 다양한 사업정리에 대한 중소기업의 니즈를 흡수한 뒤, 시장 친화적 기업구조조정과 자금 선순환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의 인수합병(M&A) 수요를 체계적으로 DB화해, 정보 중개기관 역할을 할 계획이다.

특히 경쟁력은 있지만 기업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엑시트 PEF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이 정상적인 가격으로 역량 있는 제3의 기업에게 인수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3년의 재임기간 안에 성장금융, 재도약금융, 선순환금융의 쓰리업(3-up)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며 "동반자 금융이 항구적인 중소기업 지원 시스템으로 뿌리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만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만큼 은행에 져야 할 리스크가 커지지 않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김 행장은 "IBK기업은행의 설립 목적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연체율이나 부도율 상승을 고려해 지원 중단을 선언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리스크, 건전성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1분기 연체율이나 부도율, 각종 체크포인트가 관리 범위 내에서 진행되고  있고, 건전성 관리는 50년 중소기업금융에 대한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갖춘 상태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 포션이 23%를 육박하고 있는데, 그정도의 포션을 지키면서 공적인 역할을 나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해외사업에도 힘쏟을 계획이다. 김 행장은 취임 당시 해외 이익 비중을 20%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은 높은 인건비 상승률과 규제 강화, 최근 사드 보복까지 겹치면서 크게 줄었다"며 "이제는 중소기업 진출이 많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IBK기업은행은 핵심 3개국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국내 기업이 1000개 이상 진출해 있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IBK기업은행 점포망이 없다는 점에 착안, 현지은행 M&A를 통한 진출을 꾀하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현지 지점, 법인 설립이 불가해 M&A를 통한 진출만 가능하다"며 "창립 이래 처음 추진하는 해외 M&A인 만큼 IBK기업은행과의 시너지, 성장 잠재력, 수익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수를 타진 중인 현지은행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적으로 밝히긴 어렵다"며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 법률, 실사 파트너는 선정한 상태다. 올해 안에는 대략 윤곽이 나오고 내년에는 M&A가 성사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중국 다음으로 국내기업 진출이 많은 베트남에 대해서는 "취임 후 첫 해외출장을 베트남으로 다녀온 것도 IBK기업은행 글로벌 전략의 핵심 거점이기 때문"이라며 "현지법인을 설립하면 지점 추가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법인설립 인가 신청을 추진하되, 인가까지 장시간이 소요될 것을 감안해 기존 지점의 대형화를 함께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 중"이라고 했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캄보디아와 관련해서는 "작년 8월에 프놈펜 현지 사무소에 대한 지점 인가 신청을 했고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작년에 미얀마에 진출한 자회사 IBK캐피탈의 경험과 역량을 살려 그룹사와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원스톱 복합점포 형태의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행장은 지난해 12월28일 취임 이후 100일간 전국 71개 지점, 1055명의 직원을 만나며 현장 경영에 공을 들여왔다. 책상에 올라오는 보고서만으로 은행 정책을 결정할 수 없다는 생각 아래 전국에 퍼진 지점을 직접 찾아 현장의 아이디어를 들었다는 게 김 행장의 설명이다.

그는 "은행장으로 세 번 연속 내부 출신 직원이 선임된 것은 고객과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고객 친화적인 경영을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IBK기업은행장에 대한 국가와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32년차 은행원의 경험을 살려 오직 고객과 현장만 보며 열심히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타깝게도 한국 경제는 여전히 어렵고 중소기업 현실은 더욱 절박하다"며 "저희 은행은 경제에 대한 막연한 공포 심리에 흔들리지 않고 현장에 기반한 정확한 진단과 해법을 통해 오로지 주어진 소임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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