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부영, KEB하나銀 본점 매입…빌딩 쇼핑 어디까지?
'큰 손' 부영, KEB하나銀 본점 매입…빌딩 쇼핑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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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삼성생명·을지로 삼성화재·인천 포스코건설 등 大物 '싹쓸이'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부영이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건물을 사실상 인수하며 또 한번 부동산 시장의 큰손임을 증명했다. 부영은 조만간 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KB국민은행 명동 본점 사옥의 유력 인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빌딩 쇼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IB·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KEB하나은행 본점 건물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부영을 선정했다. 부영은 인수 의향서를 낸 6곳 가운데 가장 높은 9000억원대 초반을 입찰가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은 지난해 1월 태평로 부영태평빌딩(옛 삼성생명 본관 사옥)을 580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9월 을지로에 위치한 부영을지로빌딩(옛 삼성화재 사옥)을 4380억원에 매입했다. 11월에는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송도사옥을 3000억원에 매입했다.

부영이 최근 인수한 대기업 사옥을 살펴보면 풍수지리학적 명당으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태평로에 위치한 부영태평빌딩은 '거북이 진흙으로 몸을 감추는 금구몰니형(金龜沒泥形)'의 터에 자리 잡고 있다. 거북이 진흙 속에 빠지면서 발동한 토(土)의 기운은 다시 토생금(土生金)이 돼 재물복이 있다고 한다.

또 태평로는 조선시대에 동전을 제조하던 '전환국'이 있던 자리여서 '돈이 모이는 곳'으로 통한다. 지난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삼성생명 빌딩을 매입하게 된 것도 이 같은 풍수설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을지로 역시 풍수학적 명당으로 꼽힌다. 풍수지리에서 물 흐르는 곳에 돈이 모인다고 보기 때문에 주요 은행 사옥이 몰려 있다. 청계천은 기가 좋다는 북악산, 인왕산, 남산의 물이 모여 흐르는 만큼 서울 물길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이처럼 부영이 오피스빌딩을 잇따라 인수하는 것은 빌딩임대사업을 키워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려는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KB국민은행 명동 본점 사옥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세빌스코리아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했다. 대지면적 2590㎡, 연면적 2만5715㎡짜리 오피스로, 본점과 별관, 주차장타워가 모두 매각 대상이다. 예상 매각가는 최소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부영이 태평로와 을지로에 위치한 삼성사옥을 잇따라 사들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에도 KEB하나은행 본점 건물 인근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명동 본점 사옥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부영이 인수한 빌딩 공실률이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부영태평로사옥 공실률은 65%, 을지로사옥의 공실률은 50%에 육박한다. 이는 도심 업무용 빌딩 평균 공실률 15%를 크게 상회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소유권취득을 완료한 포스코건설 사옥에는 포스코건설이 5년동안 책임임차를 체결했고 이번에 우선협상대장자로 선정된 KEB하나은행 본점에는 하나카드나 하나생명 등 하나금융지주 계열사가 3년간 임차해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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