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어우러지는 포용의 일터를 만드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와 이들의 재활 의욕을 높이고자 만들어졌다. 한국 화장품업계에선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대표선수 격이다. 두 회사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을 마련하거나 맞춤형 보조기기를 나눠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6년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 위드림을 세웠다. 신체적인 이유로 고용 시장에서 소외되기 쉬운 이들에게 일자리를 줘 사회적·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함이다. 2019년 기준 위드림 전체 인원 중 중증 장애인은 70% 이상이며, 56%가 여성이다. 위드림 직원들은 경기 오산 아모레 뷰티 파크의 물류 지원장에서 제품 포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자리 잡은 수기치료 마사지 센터 라온에선 시각장애인 16명과 지체 장애인 2명을 고용했다. 라온 이용료는 2018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기부됐으며, 이듬해엔 4600만원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위드림은 스팀 세차 서비스 카온도 선보이며 직원들을 위한 새 일자리도 발굴했다. 고용의 다양성에 앞장선 결과 2019년 올해의 편한 일터 최우수상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경기도로부터 장애인 고용 우수 유공 표창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연주의 화장품 계열사 이니스프리는 다(多) 함께 근무하는 이니스프리라는 구호 아래 6명의 중증 장애인을 정원사와 네일아티스트로 직접 고용했다. 여성 중증 청각장애인들은 직원 복지시설인 이니네일에서 네일아티스트로 일하고, 직원들의 이용 금액은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 기부되며 선순환을 이뤘다.
LG생활건강 역시 2015년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 협약을 맺고 청소 용역과 세차 사업을 하는 밝은누리를 운영해오고 있다. 17일엔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도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에 안정된 일자리를 주기 위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 고운누리를 세우기로 했다.
LG생활건강 맞춤형 보조기기를 나눠 여성장애인의 육아와 사회활동도 응원한다. 지난해부터는 서울과 경기도에 살면서 사회활동을 하거나 자녀를 키우는 만 19세 이상 65세 이하 여성장애인에 1인당 500만원 내외 보조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기기는 차량 승·하차 및 운전 보조기기, 음성 인식 조명, 컴퓨터 사용 보조기기나 유아 침대처럼 개개인의 특성과 상황에 맞춰 제작된다.
이 활동은 친환경·사회적 책임·투명 경영(ESG) 일환이다. LG생활건강 임직원들이 기부한 급여 일부와 회사의 매칭펀드로 아름다운재단에 조성한 LG생활건강행복미소기금으로 운영되며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