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 기준, 미묘한 입장차···'ICO 허용 검토' 공통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눈을 가린다고 이미 존재하는 시장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피할 수 없다면 앞서가야 한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코인(가상화폐) 투자 수익을 5000만원까지 완전 비과세하겠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가상자산 법제화', '세금 부담 완화' 카드를 꺼내들며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는 3월 대선에서 2030세대가 판세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자, 가상자산이 표심을 공략하는 주요 이슈로 등장한 것이다.
두 후보는 가상자산 제도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공개 모집(ICO) 허용 검토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과세 기준에 대해서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이날 주식과 같은 5000만원으로 양도차익 기본공제를 확대하겠다고 주장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달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현재 250만원 이내인 '면세점' 상향 수준에 대해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다.
◇李 "가상자산 법제화, 면세점도 올려야"
이 후보는 19일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현장 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시장 친화적 정책을 발표했다. 이 후보가 제시한 가상자산 정책은 △가상자산 법제화 △가상화폐 ICO 허용 검토 △증권형 가상자산 발행·공개(STO) 검토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 등이다.
우선 이 후보는 가상자산 법제화를 서두르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투자자는 물론이고 사업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를 정비해 입법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이 후보는 가상화폐 공개(ICO)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교란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라는 조건이 달렸으나, 민주당과 정부가 가상화폐 ICO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없는 것처럼 해 시장 발전이 지체됐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러면서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증권형 토큰에 대해서도 가상자산의 발행과 투자자 보호, 중소벤처기업의 새로운 투자유치 방식으로 토큰 발행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과세 기준에 대해선 면세점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창의적인 디지털자산 발행·거래·보관과 간접투자 및 보험으로 인한 투자위험을 낮추기 위해 안전한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과세를) 주식시장과 같이 5000만원까지 해야 하는지, 아니면 이에 준하는 기준으로 해야 할지는 조금 더 고민해보겠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尹 "면세 한도 5000만원까지 높일 것"
윤 후보도 이날 청년층을 겨냥한 공약을 내놨다. 발표한 공약에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및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 △국내 코인 발행(ICO) 허용 △거래소발행(IEO) 방식부터 시작 △NFT(대체불가토큰) 활성화 등 신개념 디지털자산시장 육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중에서도 윤 후보가 강조하는 것은 가상화폐 투자수익의 5000만원까지는 완전 비과세하겠다는 내용이다. 윤 후보는 "코인 투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양도차익 기본공제를 주식과 동일하게 상향하고, 선 정비·후 과세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는 한편, 코인 불완전판매, 시세조종, 자전거래, 작전 등 불공정거래는 조사 후 사법절차를 거쳐 전액 환수하겠다고 전했다. 해킹, 시스템 오류 관련 보험 제도 확대와 가상자산 거래 계좌와 은행을 연계하는 전문금융기관 육성, 디지털산업진흥청(가칭) 설립 등 방안도 내놨다.
국내 코인발행(ICO) 허용 계획도 밝혔다. 다만 현 상황에서 코인발행 방식을 전면적으로 채택할 경우 다단계 사기 등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안전장치가 마련된 거래소발행(IEO) 방식부터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디지털자산이라는 새로운 기술과 가치에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적응해 투자하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안심하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주식시장에 준하는 안심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시장 질서를 흐리는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