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11번가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앞세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1세대 자존심 세우기에 나섰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31일 국내에서 아마존 미국(US)의 수천만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Amazon Global Store)를 열었다.
11번가 입장에서는 좁아진 입지 회복을 위해서 이번 서비스의 성공적인 안착이 중요한 상태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네이버·신세계(SSG닷컴·이베이코리아)·쿠팡 3강 구도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11번가·위메프·티몬 등 1세대 이커머스 업체들이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점유율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11번가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어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11번가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 1276억원,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75억원 늘어났다. 같은기간 누적 매출액과 영업손실도 각각 3918억원, 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수준보다 손실폭이 확대됐다.
11번가는 국내 유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해외 직접 구매(해외직구)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해외직구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소비가 증가하며 수요가 커진 상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의 해외직구 구매액은 총 3조 6312억원 규모다. 이는 2020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2020년 연간 해외 구매액이 4조 677억원임을 감안했을 때 지난해 연간 해외 구매액은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직구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구매의 불편함이 존재했다.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해외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직접 구매 후 한국으로 직배송이 되지 않는 경우 배송대행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배송 대행 서비스는 소비자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한 물품을 현지 배송대행지(배송대행업체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물류창고)로 보내면 배송대행업체가 수수료를 받고 국내의 소비자 주소지로 물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이에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을 통해 배송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는 가전·디지털, 컴퓨터, 주방용품, 패션·잡화, 화장품 등 13개 카테고리의 수많은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의 판매가격은 아마존 미국 가격기반으로 환율을 반영해 원화로 노출한다.
아마존에서 진행되는 가격 할인·프로모션 등도 11번가에서 제공된다. 매일 진행되는 카테고리별 핫딜 상품부터 한정특가 딜까지 아마존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딜 상품을 11번가에서 동일하게 구매할 수 있다. 국내 고객에게는 11번가에서만 특별 할인가에 판매하는 11번가 단독 딜을 진행한다.
해외직구의 걸림돌로 꼽히던 배송비 부담도 없앴다. 11번가 모기업인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우주패스를 월 최소 4900원에 구독하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구매 금액과 관계없이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최대한 높였다. 상품검색부터 상품 정보 확인·주문 정보 입력·결제 등이 11번가의 쇼핑 환경 그대로 제공한다. 상품 정보, 기존 아마존에서 구매한 고객들의 상품 리뷰까지 한국어로 확인할 수 있다.
결제단계에서도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구매한 상품의 관부가세(통관대행수수료)와 배송비 등을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다. 장바구니에 담긴 11번가 다른 판매자의 상품들과 함께 결제할 수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와 아마존은 앞으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이용 고객들이 쉬운 쇼핑과 더 빠른 배송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