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관련 대책 수립 중"···정부, 상반기 내 지구지정 목표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태릉골프장(CC) 부지 개발을 두고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교통난 심화는 물론 자연환경 및 문화재 경관도 훼손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밀어붙이기식'으로 개발 관련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어 양측 간 갈등 봉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날 '서울태릉 공공주택지구'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는 지구지정 등 본격적인 개발 절차에 착수하기 전 거치는 단계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오는 2023년 지구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날 태릉 개발 반대의사를 밝히기 위해 노원구 주민들이 직접 설명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교통난 심화 △천연기념물 서식지 파괴 우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 가능성 등을 이유로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해당 지구는 지난 2020년 8.4 공급대책 당시 주택공급 용지로 포함됐던 곳이다. 그러나 주민들이 집회를 여는 등 지속적인 반발이 있었고, 이에 따라 애초 정부는 1만호 공급을 계획했으나 6800호로 공급 규모를 축소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처음부터 주장했던 대로 공급계획 '전면 백지화'를 여전히 내세우고 있다.
'초록 태릉을 지키는 시민들'의 공동대표 A씨는 "이미 동부간선도로나 화랑로를 비롯해 인근 주요 도로는 노원구나 경기 북부 거주 차량이 집중되면서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6800가구 공급 시 이러한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개발을 진행할 경우 천연기념물 서식지가 파괴될 우려도 있고, 태릉·강릉 경관 훼손과 함께 세계문화유산 선정 근거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LH 측은 먼저 교통 문제 지적에 관해 "지구계획 승인 전 주변 교통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국토부, 관련 지자체 등과 협의해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연환경 및 문화재 경관 훼손과 관련해서도 대책을 수립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주요 생물 종의 불가피한 훼손 또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식·이주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태릉, 강릉 등 문화재와 관련해서는 2020년 하반기부터 문화재청과 함께 아파트 층고에 대한 경관 훼손 여부를 분석했으며, 2021년 12월부터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영향평가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지속적인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태릉 공공주택에 의한 태강릉 경관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발계획 추진에 앞서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의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공급계획 수립에 있어 해당 지역의 여건 고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사업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지자체 등의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공급계획을 추진하다 보니 주민들의 반발이 나오는 것"이라며 "해당 지역은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 등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을 추진하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