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지방이전 논란下] 찬밥 신세된 '지역금융'···지역균형발전 논의서 뒷전
[산은 지방이전 논란下] 찬밥 신세된 '지역금융'···지역균형발전 논의서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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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지역균형발전 과제 확정···지방은행 타격 불가피
"지방은행 육성 통한 지역경제 선순환 방안 모색할 때"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은행 이전 논란을 통해 본 금융중심지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은행 이전 논란을 통해 본 금융중심지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과제로 확정되면서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내에서 지역균형발전이란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실제 지역발전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전무한 상황이다.

국책은행 이전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지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산업은행은 수도권에 남아 국가산업 지원을 위한 자본을 조달하고, 오히려 지방은행의 지역산업 육성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 정치·금융권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는 지난 27일 지역별 정책 과제를 발표하며 부산지역 정책 과제에 '산업은행 이전'을 포함시켰다. 산업은행 이전이 지역투자와 기업의 지방 이전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지역균형특위의 판단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산업은행 지방 이전의 지역발전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지역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대안으로는 지역산업과 오랜 기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방은행의 지역 재투자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업은행 이전 논란을 통해 본 금융중심지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훈 금융경제연구소장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산업은행 이전의 경우 금융정책과 무관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틀 안에서만 논의되고 있어 금융산업 발전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논의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지방 이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지방은행 경쟁력 약화가 꼽힌다. 신용등급과 자본조달 측면에서 지방은행이 산업은행에 못미치는 만큼 고객 유출이 불가피하다. 기업고객 입장에서는 대출금리가 더 높은 지방은행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동안 지역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지방은행의 경쟁력이 약화되면 지역금융이 침체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지역금융이 침체되면 지역재투자 비중이 줄어 결국 지역산업과 지역경제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산업은행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보다 지방은행의 지역금융 재투자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자체금고에 대한 시중은행과의 경쟁 등으로 지역자금이 유출돼 자금조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업은행의 정책자금 공급 기능 일부를 지방은행에 부여하거나 지방은행에 지역화폐 사업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 지방은행 육성을 위한 제도 정비가 오히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논의보다는 금융특화 도시 조성을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토론회 참석한 강성호 금융위원회 국제협력팀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는데 이때 부산의 금융중심지 국제금융센터지수 평가지표는 오히려 크게 하락했다"며 "금융중심지 지수 항목별 평가사항에서도 볼 수 있듯 부산 이전은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 팀장은 "중국 선전이나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IT기업을 뒷받침하는 벤처캐피탈(VC)을 특화시키면서 신흥 금융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핀테크, 블록체인 등 특화된 도시나 새로운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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