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정점 지났나···원·달러 환율, 하루새 17.6원↓
인플레 정점 지났나···원·달러 환율, 하루새 17.6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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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1238.6원 마감···한 달만에 1230원대
물가 정점론,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 영향
중국 봉쇄 조치, 우크라 사태 완화 기대도
30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30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7.6원 빠지며 한 달여 만에 1230원대로 내려앉았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와 함께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 전환, 중국 도시 봉쇄 완화 기대 등이 맞물리면서 위험선호 심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256.2원)보다 17.6원 내린 달러당 1238.6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이 123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4월 22일(1239.1원) 이후 처음이다. 낙폭 역시 지난 3월17일(1214.3원) 21.4원이 빠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1원 낮은 1250.1원으로 개장한 뒤, 일방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며 낙폭을 확대했다.

일방적인 강세를 보인 글로벌 달러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레벨을 낮췄다.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2% 상승해 예상치(0.3%)를 하회했고, 핵심 PCE도 전월 상승폭(0.3%)을 유지했다. 물가지표의 둔화는 시장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 기대감을 높였고, 위험선호 심리를 부추겼다.

실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5월 중순 한 때 105선까지 위협했지만, 현재 101선까지 내리면서 오름폭을 상당폭 반납한 상황이다.

특히 PCE 물가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면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행보)적 행보는 힘을 잃을 수 있다. 연준은 오는 6·7월 2연속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예고하기도 했지만, 이처럼 강력한 긴축 행보를 지속할 당위성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약(弱)달러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리 인상에 가장 신중한 중앙은행으로 꼽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7월부터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14년여 만에 2개월 연속 인상했다.

또한 중국의 코로나19에 따른 상해 봉쇄 제한이 내달부터 완화될 것이라는 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해소될 조짐이 보인다는 점 등도 달러 강세를 억누르고 있다.

한 은행권 외환 딜러는 "달러인덱스는 연고점인 105선에서 101선까지 레벨을 낮췄고, 지난주 ECB가 금리인상 기조를 밝혔을 때부터 약달러 분위기로의 변화가 있었다"면서 "여기에 상해 봉쇄 해제 역시 시장 내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 조치, 연준의 통화긴축 움직임 등이 처음 맞물리기 시작했던 때의 레벨인 1230원대까지도 내려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름폭을 빠르게 되돌린 만큼, 하향 돌파 움직임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은행권 외환 딜러는 "예상한 수준만큼 레벨이 낮아졌기 때문에 1230원대 밑으로 레벨을 빠르게 낮추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1220~1240원대의 범위에서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가며 대응하고자 할 것이다. 위험자산도 반등할 기미를 보여 국내 증시가 2700~2800대로 올라갈 때까지 비슷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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