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대책] 서울 50만호 등 5년간 270만호 공급···규제 완화·민간 주도
[8.16대책] 서울 50만호 등 5년간 270만호 공급···규제 완화·민간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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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부담금 감면·안전진단 완화···민간 신탁·리츠에 도심복합사업 허용
통합심의로 공급속도 높이고 소규모-지방정비사업 활성화로 물량 확대
망우전망대에서 본 서울 아파트와 주택단지. (사진=김무종 기자)
망우전망대에서 본 서울 아파트와 주택단지. (사진=김무종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윤석열 정부가 첫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전국에 270만호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완화되고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민간도심복합사업 유형이 신설되며 도시계획의 규제를 받지 않는 도시혁신계획구역 도입이 검토된다.

또 수도권 등 직주근접지에 신규택지가 지속적으로 조성되고 무주택 서민에게는 시세의 70% 이하의 가격에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이 공급된다. 최근 폭우로 인해 큰 피해를 위한 반지하·고시원 등 재해취약주택 거주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공공·민간 임대주택으로 이주가 추진되며 주택 개보수 등의 지원 사업도 진행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2023∼2027년 5년간 공급 물량은 270만호(연평균 54만호)로, 당초 공약인 '250만+α(알파)'에서 α는 20만호로 채워졌다.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에 각각 50만호와 158만호를 공급하고 지방은 광역·특별자치시 52만호 등 총 112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유형별로는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도심복합사업 등으로 52만호가 공급되고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공공택지에 88만호가 공급된다. 도시개발, 지구단위계획구역, 기타 일반주택 사업 등 민간 자체 추진사업으로도 130만호가 공급된다.

직전 정부가 공공주도의 공급방안을 추진했다면 현 정부는 민간주도로 수요가 많은 도심·역세권에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먼저 재건축 부담금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의 감면이 이뤄진다. 지난 2006년 이후 한 번도 변경되지 않은 현행 부과기준을 현실화해 면제금액 상향, 부과율 구간 확대 등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구체화한 뒤 다음달 세부 감면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한 개선안도 연내 발표된다. 안전진단 구조안전성 비중을 현행 50%에서 30~40% 수준으로 낮추는 반면 주거환경 및 설비노후도 배점(세부 배점은 추후 결정)은 상향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지자체가 평가항목 배점을 상·하향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하고 의무적으로 받아 왔던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도 지자체 요청 시에만 시행토록 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아울러 정비사업 시행 시 임대주택을 기부채납하면 용적률을 법적 상한까지 상향해주는 인센티브는 주거지역은 물론 준공업지역에서도 받게 된다. 다만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은 공공임대로 기부채납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현재 공공만 추진할 수 있는 도심복합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도심복합사업 유형도 신설된다. 올해 안으로 도심복합개발법을 제정해 '민간 도심복합사업'을 새로 추진하고 내년 상반기 중 공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신탁사·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이 토지주와 협력해 도심, 부도심, 노후역세권 등에서 복합개발을 신속히 추진하는 사업(기존 공공도심복합사업을 개선)이다. 이 경우 용적률은 500%까지 상향해주고, 필요하면 도시계획 규제를 받지 않는 '도시혁신계획구역' 지정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다만 개발 이익의 적정 수준 관리를 위해 공급 주택 일부는 공공임대 또는 공공분양으로 의무 기부체납 등 공공기여가 이뤄지도록 하고 필요시 이익상한제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신규택지는 5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88만호분이 공급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내년까지 15만호 안팎의 후보지를 선정해 발표하고 내년 이후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선정해 발표한다.

신규택지는 직주근접 등을 고려해 선정하며 철도역 인근의 경우 반경 300∼1000m까지 초역세권, 역세권, 배후지역 등으로 나눠 역 접근성에 따라 개발밀도를 높이는 '컴팩트 시티' 콘셉트로 개발한다. 택지조성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공주택지구 지정 시 광역교통사업과 훼손지복구사업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면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준다.

경기 분당·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의 경우 올해 하반기 연구용역을 거쳐 2024년 도시 재창조 수준의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추진한다. 또 지방권은 메가 시티를 중심으로 광역철도 선도 사업과 방사형 순환도로망 구축 등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주택공급 시차를 줄이기 위한 민간의 정비사업과 도시개발사업에도 통합심의가 도입된다. 공공 정비사업과 일반주택사업에는 통합심의가 의무화된다.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연접한 복수단지가 일정한 사업요건을 충족하면 통합개발을 허용하고 사업자에 대한 기금융자 이차보전과 조합원 세제 지원도 강화한다. 도시형생활주택 건축 규제도 총가구 수를 300가구에서 500가구로 늘리고, 투룸 공급 상한을 전체 세대의 3분의 1에서 2분의 1로 완화한다.

'주택공급촉진지역' 제도 도입도 검토된다. 이는 수요 억제를 위해 투기과열지구 등의 규제지역을 두는 것과 달리 공급 확대를 위해 도시규제 완화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지역이다. 공급이 줄거나 저층 주거지 등 추가 공급 여력이 있는 지역에 각종 동의요건 완화, 용적률 상향, 금융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검토된다.

대선 공약인 '청년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은 통합 사업으로 추진된다. 용적률 상향에 따른 기부채납 물량과 공공택지 물량 등을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 구입자 등에게 시세의 70% 이하에 공급한다. 이때 40년 이상 장기 대출을 저금리로 제공해 초기 부담을 낮춰준다.

최장 10년간 임대로 거주한 뒤 분양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내 집 마련 리츠 주택'도 도입된다. 임대로 거주한 기간도 청약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는 것을 검토한다. 

서울시 등이 추진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의 공급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도 강화한다.

국토부는 또 반지하 등 재해 취약주택 거주자의 공공·민간 임대주택 이주를 지원하고, 이주를 원치 않는 가구에 대해서는 주택 개보수를 지원한다. 국토부는 이달 층간소음 저감·개선대책 발표를 시작으로 다음달에는 재건축 부담금 감면대책과 청년주거지원 종합대책을 공개하며 10월에는 추가 신규택지 발표 등 후속대책을 연이어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과 관련한 행정 조치와 입법 사항은 연내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원 장관은 "이제는 공급 정책을 과거의 물량 위주에서 주택의 품질과 정주 환경, 안전, 주거복지까지 합쳐 근본적으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면서 "충분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해 시장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께 내 집 마련의 기회와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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