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평균 예금 금리, 이틀 새 0.31%p '껑충'
턱밑까지 뛴 은행 예금 금리에 '울며 겨자먹기'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자 수신 자금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연일 5% 금리 상품을 쏟아내는 가운데 5.5% 정기예금 상품까지 등장했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HB저축은행은 회전정기예금으로 연 5.5%의 금리를 제공한다. 상품은 회전 주기가 돌 때마다 약정이자를 제공하며, 현재 시중은행·저축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예금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상품을 1년 만기 예금처럼 활용할 경우 예금자보호법 기준인 5000만원을 해당 상품에 예금했을 때 복리로 연간 275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어 동원제일저축은행이 회전정기예금 상품으로 5.35%의 금리를 △동양저축은행 정기예금 △스카이저축은행 정기예금 등이 5.3%의 금리를 △고려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머스트삼일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 등이 5.2%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1년 만기 기준 연 5% 이상의 금리 상품을 내놓은 저축은행은 총 79곳 가운데 20곳에 달했다. 저축은행 4곳 중 1곳은 이미 5%대 금리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연 5%에 달하는 금리 상품이 출시된 것도 지난 201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위험자산에서 돈을 빼 예·적금 등의 안전자산으로 뭉칫돈이 몰리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적금으로 몰리는 돈을 차지하기 위한 수신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한은 역사상 두 번째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물론, 사상 첫 5회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인상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첫 금리인상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7월 말만 하더라도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6월께 연 3%대 진입했다. 그리고 지난 8일 연 4%에 도달했다. 3%대 진입까지는 약 11개월이 필요했으나, 4%대 진입은 4개월 만에 돌파했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45%에 달했는데, 이는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지난 12일(4.14%) 이후 2일 만에 0.31%p가 올라선 수준이다.
통상 저축은행 업계는 기준금리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는 편이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 금리 변화에 따른 파급 영향도 늦어 시중은행들이 금리에 변화를 주면 수신고의 변화에 따라 대응하는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해왔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가파르게 뛰었고, 저축은행 수신금리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수신으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 업계도 빠르게 금리인상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수신고를 모두 뺏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4% 중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기준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은 연 4.52%를 제공하고 있고,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연 4.50%,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연 4.18%,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은 연 4.15%를 기록했다. 여기에 수신금리를 더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속속 밝히고 있어 연내 5%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한 중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이 연속적으로 크게 단행되면서 업계 모두가 경쟁적으로 수신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금리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수신 유치를 위해선 금리인상 기조를 좇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