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연 5% 시대 '눈앞'···뭉칫돈 은행 향한다
정기예금 연 5% 시대 '눈앞'···뭉칫돈 은행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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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내일부터 예·적금 상품 금리 최대 1%p 인상 적용
농협銀, 수신금리 0.70%p 인상···국민·신한·하나도 곧 반영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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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주요 시중은행들도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1.0%포인트(p) 올리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기준금리 인상에다 예대금리차 공시 강화로 인한 압박이 더해지면서 적극 조치를 취하는 모양새다.

최근 연 최고 4% 중반대에 올라선 은행 예금 금리는 조만간 5%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 펀드 등에서 빠져나온 돈이 은행권 예·적금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움직임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NH농협은행은 이날 예·적금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우선 우리은행은 오는 13일부터 19개 정기예금 금리를 0.30~1.0%p, 27개 적금 금리를 0.30~1.0%p 인상하기로 했다. 예금상품은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이 최고 연 3.80%에서 최고 연 4.80%로 오른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수신금리를 최대 0.70%p 올릴 예정이다. 거치식예금 금리는 0.50%p, 적립식예금은 기존보다 0.50~0.70%p 상향 조정된다.

이들 은행이 일제히 수신상품 금리 인상 방안을 발표한 것은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3.0%로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다. 기준금리 변동 이후 예·적금 금리를 올리는데 통상 일주일 소요됐던 과거와 비교하면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하는 속도가 한층 빨라진 모습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도 금리 인상 폭과 시기를 검토 중이다. 늦어도 다음 주 중으로 금리를 상향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날 결정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폭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음 주 중 수신상품 금리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서면서 머지않아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5%대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미 주요 시중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대부분 연 4%를 넘어선 상태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의 경우 이날 기준 최고 연 4.55%의 이자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4.50%를, KB국민은행의 'KB 스타 정기예금'은 최고 연 4.18%의 금리가 적용된다.

모두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짜리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14%다.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으로 향하던 뭉칫돈이 은행 예·적금으로 흘러가는 역머니무브 현상 역시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9월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044억원으로, 전달보다 30조6838억원 불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도 전달 대비 5869억원 늘어난 39조30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전엔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바로 예금 금리를 올리지 않았지만, 예대금리차 공시와 '이자 장사' 인식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안전자산인 정기예·적금을 선호하는 현상도 한층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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