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첫 원전 사업자로 美 웨스팅하우스 선택···한수원 '고배'
폴란드, 첫 원전 사업자로 美 웨스팅하우스 선택···한수원 '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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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장관 트위터 캡쳐)
(사진=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장관 트위터 캡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우리나라가 입찰에 참여했던 폴란드의 첫 원자력발전소 건설 1단계 사업자로 미국 업체인 웨스팅하우스가 선정됐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상대로 지적재산권을 주장한 미국 업체가 선정된 것이어서 소송이 입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8일(현지시간)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트위터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및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 뒤 우리의 원전 프로젝트에 안전한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이용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자신의 트위터에 "폴란드 총리가 미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를 400억 달러 규모 원전 건설 1단계 사업자로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적었다.

그랜홈 장관은 "이는 대서양 동맹이 우리의 에너지 공급을 다변화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며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것에 대항하는 데에 하나로 뭉쳐있다는 것을 러시아에 보여주는 선명한 메시지"라고도 했다.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그랜홈 장관과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원전 건설 사업자에 웨스팅하우스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사신 부총리는 당시 "폴란드의 전체적인 안보 구조에 있어 미국이 전략적 파트너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그런 요인을 고려할 수밖에 없으며 우리는 최종적으로 웨스팅하우스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은 6∼9기가와트(GW) 규모의 가압경수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수원,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등 3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번에 1단계 사업자로 선정된 웨스팅하우스는 최근 한수원을 상대로 지적재산권 소송을 제기했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1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한국전력과 한수원의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에 자사의 기술이 이용됐다면서 한국형 원전 수출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 4기를 수출할 당시에도 지식재산권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당시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에 기술자문료 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웨스팅하우스와 미국 측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 우리 정부는 웨스팅하우스가 주장하는 기술은 이미 독자 기술로 자립했다며, 소송이 아닌 협의를 통해 분쟁을 풀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폴란드 부총리가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한수원과 폴란드전력공사, 제파크의 협력 의향서 체결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정부 주도의 원전사업은 미국에 넘어갔지만 민간 주도 원전 사업자 선정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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